일본의 청춘스타 다마야마 데쓰지(26)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3일 일본에서 개봉한 '편지(手紙)'가 15일 개막한 제3회 메가박스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홍보차 내한한 것.
영화 '편지'는 동생의 대학 학비를 훔치려다가 실수로 살인을 저지른 형 다케시와 그 형 때문에 주눅 들어 살 수밖에 없는 동생 나오키(야마다 다카유키), 그리고 그 동생을 절망의 늪에서 구해내는 여자 유미코(사와지리 에리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가족과 속죄의 의미를 묻는 이 영화에서 다마야마는 다케시 역을 맡았다.
"아버지가 한국분이세요."
다마야마가 제일 먼저 꺼낸 말은 자신의 뿌리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을 '모국(母國)'이라고 칭하는 그의 모습에서 친근감이 느껴졌다. 서툰 한국말로 아버지ㆍ어머니ㆍ제사 등의 단어를 언급하며 "지금도 제사를 지낸다"면서 절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주로 밝고 건강한 역을 맡아왔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다마야마는 사람을 죽였다는 자책감과 동생에 대한 미안함을 우수에 찬 얼굴에 그대로 담아냈다.
"폭넓은 연기를 위해 과감하게 선택한 역할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다마야마는 "그 동안 밝은 이미지의 역할만을 맡아 이미지가 한쪽으로 굳어질까 염려했다"면서 "그래서 어두운 이미지인 살인자 역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살인자 역할은 다마야마에게 육체적ㆍ심리적으로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배역 이미지를 위해 일주일 안에 5㎏을 빼야했습니다. 매번 형무소 장면만 찍어야 하니까 심적으로도 힘들더라고요. 촬영 후반에는 공허하고 텅 빈 느낌마저 들었어요. 그 때는 스태프 등 주위 사람들과 거의 말도 안 했습니다."
영화 속 두 형제가 나누는 편지는 중요한 의미를 담는다. 형에게 편지는 삶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인 반면 동생에게는 차별의 빌미가 된다. 그에게도 편지에 대한 추억이 있을까.
"저는 교토 출신입니다. 고교 졸업 후 무작정 도쿄로 왔어요. 고생도 많이 했죠. 그때 어머니께서
격려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그 때 어머니의 글씨체를 처음 알았습니다. 어머니의 필체를 처음 알았다는 사실이 부끄럽더라고요. 그 편지가 많은 격려와 위로가 됐습니다."
그는 "잡지모델로 일을 시작한 뒤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연예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마야마는 현재 '선물'이라는 옴니버스 영화를 촬영 중이다. 차기작은 만화 원작의 '프리지아'. '나나2'는 촬영을 마치고 다음달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나나' '천국의 책방' 등을 통해 인기 배우가 된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그는 "감독님들이 장르에 상관없이 주저하지 않고 덤벼드는 모습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다마야마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ㆍ일 합작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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