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정통 멜로 드라마로 MBC ‘주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BS의 히든카드는 김수현 작가의 자전적 원작소설 ‘눈꽃’. 1992년 영화로 만들어졌던 작품을 그의 제자인 박진우 작가가 새롭게 각색했다.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박 작가는 “선생님 작품의 향기와 뼈대만 가져 왔다. 쓰고나면 ‘일품 도시락 정도 되겠지’ 하는데 배우들과 대본 읽어보면 옆구리 터진 김밥 같다”며 웃었다.
‘눈꽃’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엄마 강애와 딸 다미가 겪는 갈등과 사랑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강애는 남편에게 배신당해 이혼한 뒤 그 존재를 숨긴채 홀로 딸을 키운 베스트셀러 작가. 고3인 다미는 모범생에 착한 딸로 자랐지만 아버지의 존재를 안 이후부터 엄마와 사사건건 대립하게 된다. 강애와 다미는 김희애와 고아라가 각각 맡았고 남편 유건희 역은 이재룡이 연기한다.
김희애는 “원작의 완성도가 훌륭했고 2004년부터 탄탄하게 준비된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면서 “유행을 좇지 않는 진득한 드라마를 원했던 시청자라면 분명 마음에 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주몽과의 승부에 대해 그는 “너무 시청률이 치솟고 있으니깐 오히려 부담이 안되더라”며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를 만드는게 최선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미 역의 경우 2004년 제작진이 이효리의 낙점을 추진했다가 원작자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던 캐릭터. 고아라는 “정극은 처음이어서 모든 게 새롭고 열심히 배운다는 생각으로 찍고 있다”면서 “김희애 선배님이 직접 연기 시범도 보여주면서 잘 이끌어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재룡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재일교포로 살아남기 위해 일본 주류사회의 여자와 정략적으로 결혼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며 “문제가 벌어졌을 때 해결하는 성격은 안되지만 가슴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메가폰을 잡은 이종수 PD는 “여느 트렌디 드라마와 달리 작품의 깊이와 메시지가 남다르다”며 “부모와 자식 간의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월화드라마 ‘눈꽃’은 20일 오후 9시55분 첫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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