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제임스 본드 캐스팅 과정에서 말이 많았던 007 시리즈 21탄 '카지노 로열'의 세계 첫 시사회에 참석, 본드 역의 대니얼 크레이그(38)를 격려했다고 영국 석간 '이브닝 스탠더드' 인터넷판이 15일 전했다.
허리가 좋지 않다는 등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던 여왕은 14일(현지시간) 부군 필립 공과 함께 런던 레스터 광장 오데온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장을 찾아 이전 5명의 멋진 신사풍 본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현실적인 '21세기형' 본드 크레이그와 제작진에게 지지를 보냈다.
시사회장엔 과거 본드걸 역을 받았던 마리암 디보와 '양자경'으로 알려진 중화권의 액션스타 양쯔충(楊紫瓊), 팝스타 엘튼 존과 모험을 즐기는 재벌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 등도 자리를 잡았다. 브랜슨은 "대니얼은 훌륭하다. 본드를 살아있게 만들었다"고 호평했고, 일부 여성 참관객은 아예 "크레이그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반대 팬'들로부터 '키가 작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괴물 골룸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등 온갖 험담까지 들어야 했던 크레이그. 하지만 오디션을 훌륭히 마쳐 단박에 마틴 캠벨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자금을 댄 소니측으로부터 만장일치로 본드 역에 뽑혔다.
그래서인지 크레이그는 시사회장을 당당하게 돌면서 영화 프로듀서이자 여자친구인 사츠키 미첼과 영화 속 본드걸 에바 그린 등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1953년 출간된 이언 플레밍의 첫번째 제임스 본드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카지노 로열'은 007이 영국 해외정보국(MI6)에 발탁돼 요원으로 거듭나는 과정과 첫사랑을 갈망하는 로맨스를 실감나게 그렸다는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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