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를 부를 때 다니엘 헤니(27)라는 풀 네임보다 '헤니'라 부른다. 특히 여성들이 "헤니"를 부를 때의 뉘앙스는 굉장히 친근하고 부드럽다. 대부분 무조건적인 호의를 띠고 있다고나 할까.
한국인의 피가 섞인 이 잘생긴 혼혈 배우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봄의 왈츠'를 거쳐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달 7일 개봉하는 'Mr. 로빈 꼬시기'(감독 김상우, 제작 싸이더스FNH)에서 그는 타이틀 롤을 맡아 상대 역인 엄정화의 유혹을 받는다.
개봉을 앞두고 13일 오후 광장동 멜론X에서 열린 'Mr. 로빈 꼬시기'의 제작보고회에서 헤니는 "나를 꼬시려면 잘 웃고, 재미있고, 유머 감각이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나도 평범한 사람이다. 재미있고, 농담 잘하고 유머 감각 있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질문은 통역의 도움 없이 알아듣는 모습을 보였고 간단한 대답은 한국어로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의사소통이 자유롭지는 않았을 터. 극중에서 헤니는 영어를 구사하지만 엄정화를 비롯, 제작진과의 소통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는 그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친구라고 생각을 하고 편하게 대화하는 것이었다. 엄정화 씨한테 한국어도 많이 배웠다. 엄정화 씨가 한국어를 말하면 내가 영어로 말하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별 문제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엄정화 역시 "촬영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직접 만나서 여러 번 이야기를 하면서 '이 사람은 눈을 통해 소통 하는구나', '감정의 교류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 로빈은 홍콩에서 일하는 능력 만점의 펀드 매니저. 그러나 사랑은 불신한다. 영화는 그런 그를 연애실력이 형편없는 커리어우먼 민준이 점찍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헤니는 "로빈은 굉장히 섬세하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에서 모델로 활동하면서 뉴욕에서 연기 공부도 병행했던 헤니는 한국에서의 본격 연기 활동을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연기 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뉴욕에서 2년간 연기 공부를 하다 한국에 와서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했는데 그것이 내게 큰 기회이자 변화였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서 TV 스타가 됐고 많은 것을 배웠지만 한국에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집에 돌아가 준비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연기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배워나가는 중인데, 다시 한번 재정비를 하기 위해서 열심히 앞으로 작품을 할 계획이고,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어 "이번 영화에서 엄정화 씨의 연기가 훌륭했다"면서 "처음에는 많이 긴장을 했는데 촬영하는 동안 뉴욕에서 연기수업을 했을 때처럼 다시 연기를 공부하는 입장이 된 것 같았고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Mr. 로빈 꼬시기'는 키스 신이 많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배우들간의 가벼운(?) 신체접촉은 때론 친밀감을 유발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물론 키스 신은 재미있었고, 이제까지 출연한 작품의 키스 신 모두를 모았을 만큼 키스 신이 많았다"는 그는 "더욱 재미있던 것은 키스 신을 촬영하면서 엄정화 씨가 나와 키를 맞추려고 박스 위에 올라서서 연기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그는 엄정화에 대해 "세상에는 엄정화 씨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섹시하고 유쾌한 사람이다. 촬영할 때도 항상 춤추고 노래했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