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 공연이라 기대가 큽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요."
세계적인 성악가 다니엘라 데시(49.소프라노)-파비오 아르밀리아토(50.테너) 부부가 최근 내한했다. 9-13일(12일은 공연 없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의 '토스카' 공연을 위해서다.
데시와 아르밀리아토는 각각 비극의 두 주인공 토스카와 카바라도시 역을 맡아 열연한다.
오페라계에서 부부는 소문난 '닭살 커플'이다. 연습실에서조차 틈만 나면 입맞춤을 하는 탓에 다른 연기자들의 눈총을 받기가 일쑤고, 극중에서도 키스신이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 상대에게 입술을 내민다고 한다.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기자간담회 장소에 손을 맞잡고 나타난 둘은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요청하자 자연스럽게 상대 어깨에 손을 얹더니 이내 몇 차례 입술을 포갰다.
부부 금슬이 남다른 비결을 묻자 데시는 "한국 여자들은 너무 이쁘다"면서 "비결을 가르쳐주면 다른 여자가 이 남자를 데려갈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웃었다. 그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에 대한 절절한 사랑은 극중에서도 그대로 감정이입돼 호연(好演)이라는 옥동자를 낳았다. 두 사람이 그간 '토스카'에서 호흡을 맞춘 것만 무려 55차례. 하지만 세계적인 거장 레나토 브루손(바리톤.스카르피아 역)과 함께 세 명이 동시에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시가 아닌 다른 여자와 극중에서 커플 연기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어요."(아르밀리아토) "우리는 감정적인 측면 뿐 아니라 음악적인 면에서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부부가 극중 커플 연기를 하면 집에서도 호흡을 맞춰볼 수 있어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많죠."(데시)
데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가장 잘 나가는 소프라노 가운데 하나다. 이번 한국 공연이 끝난 뒤에도 곧바로 로마로 돌아가 '토스카' 공연을 하고, 2009년까지 스케줄이 꽉 차있다.
아르밀리아토는 데시의 후광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다.
둘은 "첫 공연이 끝나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된다"며 "한국측에서 환대해줘 공연이 잘 끝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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