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노리는 외화들…감독이름으로·각자 개성으로 승부수

11월 극장가를 외화들이 노리고 있다.

추석과 연말 성수기 사이에 낀 11월은 원래 극장가에서는 비수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올 11월에는 이름난 감독과 배우들로 중무장한 외화들이 줄줄이 개봉 대기중이다. 이는 ‘한반도’ ‘괴물’ ‘타짜’ 등 한국영화들이 흥행하는 동안 개봉 시기를 조정해왔던 외화들이 한국 영화 붐이 살짝 꺾이고 연말 개봉작들과 맞물리지는 않을 11월을 적기로 택한 영향이다. 첫 테이프를 끊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10월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을 신호탄으로 중량급 외화들이 줄줄이 배턴을 이어받을 태세다.

◇감독 이름으로 승부=11월 개봉작들 중엔 유명 감독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2일 개봉한 작품만 살펴봐도 지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켄 로치 감독,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메멘토’를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이 포진해 있다. 켄 로치의 칸 수상작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1920년 아일랜드 독립 운동에 뛰어든 형제를 통해 전쟁의 야만성을 짚어보는 작품. 스파이크 리 감독의 ‘그녀는 날 싫어해’는 내부고발자들이 사회적 매장을 당하는 현실을 섹시 코미디로 독특하게 녹여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1900년대 마술사들의 대결을 그린 ‘프레스티지’에서 그다운 반전을 담아냈다. 휴 잭맨과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았다.

또 16일 개봉 예정인 ‘어느 멋진 순간’은 ‘블레이드 러너’(1982) ‘델마와 루이스’(1991) ‘킹덤 오프 헤븐’(2005)등을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 ‘글래디에이터’(2000)에서 함께 작업한 러셀 크로를 다시 기용했지만 전작과 전혀 다른 로맨틱 코미디다. 23일에는 마틴 스코시지 감독이 홍콩의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가 스크린에 걸린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멧 데이먼,잭 니콜슨,마틴 신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각자 개성으로 승부=2일 개봉한 ‘가디언’은 케빈 코스트너와 애슈튼 커처라는 노장과 신참 스타의 대결이 볼만하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미국에서 주목받는 해상구조대원들의 활약을 그린 작품으로 ‘역시 할리우드 영화’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스케일에 휴머니즘과 유머로 적절히 간을 맞췄다.

‘비욘드 더 씨’(9일 개봉)는 ‘유주얼 서스펙트’ ‘아메리칸 뷰티’의 연기파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제작,각본,감독에 주연까지 1인4역을 맡았다. 1950∼60년대 활동한 미국 가수 바비 대런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스페이시는 그의 창법과 제스처,무대 동작까지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이밖에 2일 개봉한 ‘데스노트’에 이어 ‘사일런트 힐’(9일) ‘그루지2’(16일) ‘쏘우3’(30일) 등 자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스릴러 및 호러 영화들이 선보인다. ‘트랜스 아메리카’(16일)는 미국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주인공 펠리시티 허프만이 성전환자 연기로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같은 날 개봉하는 ‘다케시즈’는 일본의 거장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자신의 실제 이름을 붙인 여러 인물을 직접 연기하는 등 난해함을 무기로 내세우는 묘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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