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알-자지라 그룹이 아랍어 24시간 뉴스 채널인 알-자지라 방송에 이어 범아랍권 일간신문을 창간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을 개국한 지 10년을 맞는 알-자지라 그룹은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가 잡고 있는 중동지역 인쇄 매체의 주도권을 깨고 카타르의 도하를 방송과 신문을 통틀어 아랍권 미디어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알-자지라 그룹은 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인 영국의 BBC, 미국의 CNN 같은 매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내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 방송인 알-자지라 인터내셔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알-자지라는 범아랍권 신문의 발행을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하야트 신문에서 부편집장을 지낸 압델와합 바드라칸을 스카우트했다. 알-자지라 신문은 바드라칸의 지휘 아래 내년 카타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바드라칸은 알-자지라 신문이 런던에 본사를 둔 사우디 아라비아 계열 일간지인 알-하야트와 앗샤르크 알-아우사트처럼 범아랍권을 대변하는 신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하야트와 알-아우사트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지원을 받지만, 사우디 현지 언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넓은 언론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
아랍권에서는 알-자지라 같은 방송 매체가 호소력을 더해감에 따라 인쇄 매체는 고전해왔다. 그러나 아랍 미디어 시장에서 상업적인 고려는 정치적인 영향력보다 뒷전에 놓여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최근 아랍 언론시장에서는 전통적인 중량급 주자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돈과 야심을 가진 작은 이단아인 카타르가 정치적인 영향력을 두고 경쟁해왔다.
알-자지라 방송의 출현 전에 방송 매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그룹들에 의해 주도돼왔으나 알-자지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지역 정권들을 비판하는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알-자지라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2003년에 또 다른 아랍어 24시간 뉴스 채널인 알-아라비야 방송을 출범시켰고, 이 방송은 이제 알-자지라의 주요 경쟁자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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