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의 웹사이트에 광고를 싣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BBC방송이 세운 웹사이트 광고 계획에 대해 영국내 일반 비판론자는 물론 BBC 직원들까지 공격에 동참한 상태다.
BBC 웹사이트 직원들은 최근 광고게재안이 저널리즘을 가볍게 만들고 BBC의 명성에 먹칠할 것이라는 요지의 10쪽짜리 반대문을 돌렸다. 한 직원은 "경영진이 BBC의 본질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올해초에도 이곳 웹사이트 직원 170여명이 반대문에 서명한 바 있다.
시청자들이 내는 시청료와 정부보조금이 주 수입원인 BBC는 국내 TV채널에는 광고를 내보내지는 않지만 해외송출 채널인 BBC 월드와이드에는 광고를 싣는다. 하루 400만명이 방문하는 BBC 웹사이트는 (광고를 하더라도) 해외 독자들만 볼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BBC 월드와이드의 제니 앨런 대변인은 "현재 승인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면서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 이전에는 광고가 웹페이지에 뜰 수 있기를 희망했다.
`BBC의 상업화' 문제는 영국에서 뜨거운 논란거리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영방송들은 BBC가 자신들의 광고수입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미디어 전문가들도 BBC가 위험한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간 가디언의 미디어 평론가인 로이 그린슬레이드 시티대학 교수는 "상업방송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놓고 BBC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BBC의 광고사업이 성공한다면 시청료를 없애자는 주장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는 BBC가 누리고 있는 독립성을 금방 앗아갈 것"이라고 경계했다.
BBC 기자들은 웹사이트의 광고게재가 뉴스 보도에도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며 걱정이다. 한 직원은 "광고주들이 우리가 쓰는 빈곤이나 아프리카 정치기사에는 신경쓰지 않으면서 (팝가수) 마돈나와 카일리에 대한 더 많은 기사를 요구하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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