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앞에만 서면 더 많은 것 보여주고파 끊임없는 연습으로 ‘나’를 단련시키죠”
“방송 3일 전이면 하루 한끼도 잘 안 먹어요.” 3일동안 밥을 굶는다니. 그렇게 생존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어 계속 캐물었다. “정말로 방송 1주일 전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아요. 방송 3일 전이면 최대한 밥을 줄여 하루 한끼도 잘 먹지 않으면서 3일동안 물만 마시죠. 그렇게 카메라 앞에 서도 제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아요. 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연예인들은 다 그럴걸요.”
안먹어도 너무 안먹는다. 처음 봤을 때부터 심히 날씬하다 싶었던 김솔(25·여). 현재 케이블 방송사 MC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미 방송생활 2년차다. 그렇다면 2년째 방송을 위해 밥을 끊임없이 굶어왔다는 말이 된다.
“독하지 않으면 방송생활 못해요.” 조신조신 나긋나긋한 천생 여자 아나운서 말투로 독해져야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어디가 스물다섯이라는 건지. 막내딸이라고 하는데 막내 이미지는 없고, 직업이 MC여서인지 어른스러움이 물씬 풍겨나온다. 그래서 또래 연예인들은 튀는 화장 일색이지만, 그의 컨셉은 단아함이다.
“그렇게 카메라 앞에 서면 사람들이 날 보죠. 그럼 제 안에는 수만가지 감정들이 교차해요. 전 더 많은 것을 꺼내 보이기 위해 독해지려고 노력하죠. 그런 과정들이 재밌어요.”
김솔에게 “독하기도 하지”는 칭찬인 모양이다. 처음 그는 리포터로 시작했다. 리포터의 보수는 한번 출연시 10만원 상당. 옷이나 악세서리, 교통비 등을 쓰고 나면 남는 건 없다.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프로덕션도 있었다. 힘든 시작에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어머니와 언니의 강한 지원때문이다. 언니 경주씨(27)는 종종 코디나 매니저를 자처한다. 덕분에 언니도 연예인 구경을 실컷 했다나.
올해는 쌍춘년. 방송생활 2년동안 꽃다운 나이에 잘생긴 연예인들을 구경 못한 것도 아니지만, 3년째 솔로 생활이다. 때론 외롭지만 일 욕심이 넘치는 그는 애인보다 일이 더 좋단다. 그래도 남자는 과묵한 타입이 좋다고 덧붙인다.
“연예인을 많이 봤는데, 이중 바다씨가 가장 멋졌어요. 많이 예뻐진 외모도 그렇고,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진짜 프로라고 느껴졌죠.”
유명 연예인들을 만나다 보면 별 일을 다 겪나 보다. 김솔은 유명 연예인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을 미니 홈페이지에 올렸다 1개월동안 사이버공간에서 테러 수준의 언어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아이돌 스타의 팬들은 정말 무서워요.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방명록이 온통 욕으로 도배가 됐었어요. 결국 사진을 못보게 해놓았더니 다시 보게 해놓으라고 난리가 났었어요.”
그래도 지금이 가장 재미있을 시기라는 말을 듣는단다. 리포터로 시작해 MC가 된 지금이 행복한 김 솔. 앞으로 유명 MC가 되는 게 목표다.
“어느 뮤지컬 배우가 이런 말을 했었어요. ‘자신을 키우는 방법은 연습 밖에 없다’고요. 500번 노래 부르면 배가 끊어질 것처럼 아프지만, 501번을 부르면 연습이 된데요. 외모도 중요하지만, 나를 업그레이드할 방법은 연습뿐이라고 생각해요.”
머리 속에 온통 더 나은 MC가 되고 싶은 생각만 들어 있는 것 같다. 이제 2년차지만, 독한 MC 김솔의 2년 후가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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