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체코인의 사랑 '러브러브 프라하'

이 영화의 일반 시사회 감상평 중 '정답이 없는 사랑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ID bboglebebe)라는 표현이 있다. 다소 넘치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이 영화를 설명하는 키워드라고 생각된다.

2005년 체코 박스오피스 1위, 2006년 부천영화제 초청작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영화는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체코 프라하에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늘씬한 라우라(수잔나 카족노바 분)에게 사랑은 미용실에서 머리 모양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그런 그의 앞에 어느 날 아버지뻘 되는 남자가 나타났으니 그의 이름은 올리베라(마렉 바수트). 또래들만 사귀던 라우라는 올리베라가 풍기는 지적이고 푸근한 매력에 홀딱 넘어간다. 게다가 그는 패션감각도 뛰어나다.

그런데 그와 '첫날밤'을 보내고 난 아침, 엄청난 사실이 드러난다. 올리베라는 바로 라우라의 엄마가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 그것도 엄마가 "스타일이 너무 후졌다"며 차버렸던 남자였다. 그런 그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변신해 돌아온 것이다.

여전히 놀랍긴 하지만 사실 이러한 해괴망측한 설정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종종 등장한다. 다이앤 키튼과 잭 니콜슨 주연의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이나 제니퍼 애니스톤 주연의 '루머 해스 잇', 더 멀리는 더스틴 호프만의 '졸업'까지.

영화 속 인물들에게 이 같은 상황은 다소 놀랍긴 하지만 그뿐이다. 심지어 라우라는 엄마가 그렇게 욕했던 과거의 남자가 멋진 중년남으로 변신해 자신 앞에 섰다는 사실이 마냥 재미있다. 그런 그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더 이상 라우라 엄마와 올리베르의 관계를 문제삼지 않는다. 이후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사랑이야기.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밟는 한바탕 소동극이 펼쳐지며 바람둥이 라우라가 한바퀴 돌아 다시 올리베르의 품에 안기게 된다.

심각한 고민은 커녕 너무 가벼워 당황스럽기까지 한 사랑 이야기이지만 앞선 관객의 평처럼 '사랑에 정답이 어디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유분방함도 사랑의 한 형태인 것을.

11월2일 메가박스, 단성사, 아트레온에서 개봉한다. 18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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