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출신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타짜(주연 조승우·김혜수)’가 개봉 20여일 만에 전국 관객 500만명을 동원, 극장가를 평정하고 있다.
이번주 극장가에서는 과연 어떤 영화가 ‘타짜’의 매운 손맛을 막을 수 있을까. 유난히 폭력을 화두로 한 영화가 많다는게 특징. 10대들의 거침없는 삶을 다룬 ‘폭력써클’과 30대 거친 사나이들의 우정과 배신을 다룬 ‘거룩한 계보’등 국내 영화뿐 아니라 전세계 내노라하는 싸움꾼들이 모여 최강을 가리는 액션물 ‘DOA’등. 개봉 전부터 신구 폭력대결로 관심을 모은 ‘폭력써클’, ‘거룩한 계보’가 타짜에 맞서 얼마나 선전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폭력써클(러닝타임 101분·18세 이상 관람·개봉 19일)
육사 진학이 꿈인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 상호(정경호 분). 그에겐 중학교 때부터 절친한 친구인 재구(이태성 분)와 창배가 있다. 상호는 이들과 고등학교에 와서 친구가 된 경철, 상식, 홍규와 함께 타이거라는 모임을 만들어 축구를 즐기며 평온한 학창 시절을 보낸다. 특히 상호는 비록 이들과 어울려 다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범생의 길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날 공부와 축구밖에 모르던 상호가 다른 학교 불량써클 짱의 여자친구 수희(장희진 분)를 만나게 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수희를 만난 것이 화근이 돼 상호와 친구들은 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이후 타이거는 본의 아니게 폭력써클로써 악명을 떨치게 된다. 이후 상호와 친구들은 계속해서 피할 수 없는 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친구들이 크게 다치자 상호는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상호와 친구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난 1998년 ‘여고괴담’으로 상반기 최대 흥행성적을 거두며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박기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인 정경호(상호 역)를 비롯해 이태성(재구 역), 장희진(수희 역) 등 신예 스타들이 주연을 맡고 있다.
영화는 ‘우정, 사랑, 그리고 폭력…후회는 없다’는 메인카피처럼 세상 거칠 것 없고 무서울 것 없는 10대 청소년들의 와일드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정우성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 ‘비트’를 시작으로 ‘친구’, ‘말죽거리 잔혹사’등 그동안 성공한 학원 느와르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작품처럼 이 영화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직폭력배들 못지않은 고등학생들의 살벌한 액션에 과연 관객들이 얼마나 호응할 수 있을 지는 그동안 보편화 돼버린 사나이의 우정과 폭력을, 식상하지 않게 과연 얼마나 짜임새있게 연결, 구성했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거룩한 계보(러닝타임 126분·15세 이상 관람·개봉 19일)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박수칠때 떠나라’등 일련의 영화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과 작품세계를 선보인 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폭력써클’이 신인들을 대거 투입해 승부를 걸었다면 이 영화는 충무로에서 이미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다.
우선 영화 ‘실미도’를 통해 일약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한 정재영(동치성 역)과 출연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정준호(김주중 역)가 주연을 맡고 있다. 이문수(방장 역)를 비롯해 이한위(성봉식 역), 김규철(한욱 역), 주진모(장낙영 역) 등 최고의 연기력을 갖춘 조연들이 감초연기를 통해 이들의 뒤를 받쳐준다는 점이 무엇보다 든든하다.
또한 이 영화의 흥행은 ‘장진 式’ 영화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 정준호·정재영 등 충무로 최고 인기배우들이 얼마나 좋은 연기를 펼치는 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친구’가 부산 사나이들간의 우정과 애증을 다루고 있다면 이 영화는 전라도 조직(?)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전라도 조직세계를 주름잡던 전설의 칼잡이인 치성(정재영 분)과 주중(정준호 분)은 유년시절부터 함께 해온 죽마고우. 하지만 마약 제조업자의 이른바 ‘신기술’을 노린 조직의 명령으로 그에게 칼을 들게 된 치성이 모든 책임을 혼자 지고 감옥에 가게 되면서 이들의 우정에는 서서히 먹구름이 드리운다. 치성은 그곳에서 이미 죽은 줄로만 알았던 또 한 명의 죽마고우인 순탄(류승용 분)과 극적으로 재회한다.
하지만 예전 치성에 의해 한쪽 다리를 잃은 경쟁 조직의 보스가 치성의 부모에게 칼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하고, 치성의 조직이 이를 눈감으면서 치성은 처절한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이에 치성은 복수를 위해 친구인 순탄과 감옥 동기 등 이른바 ‘거룩한 계보’일행과 함께 탈옥을 감행, 성공한다. 형제나 다름없는 주중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해야 하는 치성과 그의 친구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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