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필의 홀스트 '행성'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 목록에서 제외한다는 국제천문연맹(IAU)의 지난 8월 발표는 클래식음악 애호가들에게도 큰 관심거리였다.

작곡가 홀스트(1874-1934)는 지구와 명왕성을 뺀 7개의 태양계 행성을 소재로 관현악 모음곡 '행성'을 작곡했다. 명왕성이 발견된 때는 홀스트가 사망하기 4년 전인 1930년.

이번 명왕성의 퇴출로 홀스트의 '행성'은 명실상부한 모음곡의 구색을 갖추게 된 것이다.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홀스트의 선견지명을 미리 축하라도 하듯 3월16-18일 '별들을 향하여'(Ad Astra)'라는 정기 연주회에서 '행성'을 연주했다.

연주곡목에는 '명왕성, 갱생하는 자'(매튜스), '소행성 4179:토타티스'(사리아호), '오시리스를 향해'(핀처), '케네스'(터니지), '코마로프의 추락'(브렛 딘) 등 현대작곡가들이 주로 태양계 내 소행성을 소재로 한 곡들도 포함됐다.

'토타티스'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인 토타티스가 지구에 접근했을 때의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고, '코마로프의 추락'은 1967년 사고로 사망한 구 소련 출신 우주비행사 블라디미르 코마로프의 마지막 2시간을 그리고 있다.

이 연주회 실황을 담은 2장의 음반이 EMI 레이블로 발매됐다. 컴퓨터에서 재생하면 래틀 인터뷰 등 보너스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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