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상속녀役 설레요”…한예슬 인터뷰

이 여자 솔직하다. 대중의 관심으로 먹고 사는 배우가 TV도 안보고 인터넷도 잘 안한단다. 보여지는 이미지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저는 털털하고 남자 같아요. 거울도 많이 안보죠. 그런데 외모 때문인지 차갑다,새침하다,깍쟁이 같다는 평판을 많이 듣게 되는데요. 그게 진짜 저는 아니기 때문에 신경을 잘 안 써요.”

오만하고 도도한 이미지. 그래서 더 호불호가 분명한 배우 한예슬(24)이 1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 14일 오후 9시40분부터 MBC에서 첫방송되는 주말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통해서다.

“제가 맡은 역은 재미교포 출신의 안나 조예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막대한 유산을 남기고 돌아가신 후 이를 노린 친척들의 온갖 아부를 받으며 공주처럼 자란 캐릭터죠. 그래서 안하무인 성격에다 개념까지 상실한 독설가예요.”

한예슬은 이 배역을 맡기 위해 제작사인 그룹에이트를 직접 찾아가 관계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안나 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얘기다. 그의 표현대로 ‘고삐풀린 망아지’ 같은 이 배역이 왜 그렇게 하고 싶었을까?

“안나 조는 럭셔리하고 도시적이지만 결코 악하지는 않은 캐릭터예요. 환경이 부유하다보니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생활을 배우지 못해서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하죠. 그렇지만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고독하고 허전한,그래서 더 악착스러운 이중적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일년 동안의 공백으로 연기감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아도 큰 눈이 휘둥그레진다. “낯선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실은 제 목소리가 지나치게 하이톤이잖아요. 그래서 두세달 간 창(唱)을 배우면서 훈련을 받았어요. 덕분에 목소리가 많이 안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모델 출신으로 시트콤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그에게는 연기력 시비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이를 의식했는지 고해성사같은 독백이 이어진다.

“제가 천부적인 연기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메꿔야죠. 시청자들이 많이 보고싶어하고 사랑해 주는 그런 한예슬이 되고 싶어요. 왜 그런 친구 있잖아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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