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방송 프로그램 찾기 어려운 한글날

9일은 한글날. 국경일로 재승격된 후 맞는 첫 한글날이다. 그러나 9일 방송 편성표를 살펴보면 그같은 의미에 걸맞은 분위기가 별반 느껴지지 않는다. 추석 연휴 내내 ‘추석특집’이라는 편성 프로그램이 도배됐던 것에 비하면 한글날에 대한 방송사들의 태도는 냉랭한 편이다.

지상파 3사 중에서 한글날 특집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는 채널은 KBS1TV가 유일하다. 한글날의 국경일 승격을 축하하기 위해 경복궁에서 사전 녹화된 ‘특집 KBS 열린 음악회’를 8일 내보낸 KBS1TV는 9일에도 특집 프로그램들을 방송한다. 오전 10시에 제560돌 한글날 기념식을 중계하고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예술이 되다’(오전 10시30분)와 ‘한국어 열풍 아시아에 불다’(오후 11시40분)를 내보내는 것. 이밖에 기존 프로인 ‘낭독의 발견’과 ‘우리말 겨루기’를 한글날 관련 특집으로 꾸몄다.

그러나 다른 채널 편성표를 보면 9일이 한글날이라는 것조차 알기 힘들다. MBC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 7일 ‘한글,달빛 위를 걷다’라는 프로를 미리 방송했지만 SBS는 관련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 EBS도 특집 다큐 '한국어를 찾는 사람들' 1부를 오후 11시에 편성한 것이 전부다.

그나마 마련된 한글날 특집 프로그램들 역시 다양성과 참신성 면에서는 아쉬움을 준다. KBS1의 ‘한글,예술이 되다’와 MBC의 ‘한글,달빛 위를 걷다’는 심미적 측면에서의 한글을 조명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며 특히 지난 2월 파리 컬렉션에서 한글 소재 패션으로 주목을 받은 이상봉 디자이너를 다룬 부분이 중첩된다. 코리안 드림 및 한류와 관련해 아시아의 대학생,노동자들 사이에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내용의 KBS1 다큐 ‘한국어 열풍…’도 소재 자체는 이미 여러 차례 다뤄졌던 것이다.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 최기호 집행위원장은 “한글날의 국경일 승격을 축하하는 관련 방송 프로가 대대적으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여러 프로그램을 후원하기도 했지만 공휴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방송사들의 관심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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