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사회주의혁명 등 험난한 시기에 예술혼을 꽃피웠던 러시아의 천재적인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25일로 탄생 100주년을 맞아 러시아 음악계가 그를 기리는 공연으로 한창이다.
이날 밤(현지시간) 세계적인 첼리스트 겸 지휘자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는 모스크바 콘서바토리 홀에서 러시아 국립 교향악단을 이끌고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과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지휘할 예정이다.
쇼스타코비치에게 사사받기도 했던 로스트로포비치는 교향곡 8번이 1943년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에서 처음 연주될 당시 현장에서 음악을 들었던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오늘날까지 교향곡 8번이 연주됐던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이번 공연의 소감을 밝혔다.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신관에서도 이날 밤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멕베스 부인'이 상연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초연될 당시만 해도 스탈린이 공연장을 박차고 나가버릴 정도로 공산혁명의 이상에 역행하는 것으로 폄하됐지만 소련 해체와 더불어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가장 멋진 오페라로 각광받고 있다.
공산주의 시절을 살았던 쇼스타코비치는 당국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구현하는 음악을 강요하는데 맞서 자유의지를 담은 음악적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공산주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는 소련 정부에 충성하는 음악을 작곡해 스탈린상을 2번이나 받기도 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발표한 교향곡 9번에 대해서는 '타락한 부르조아의 형식주의'라는 공격을 받았다.
특히 교향곡 13번은 사회주의를 공격하는 반체제적 성격으로 인해 일시적인 공연 금지가 내려지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교향곡 15곡과 기악곡, 오페라, 발레곡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작곡했고, 1975년 8월 모스크바에서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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