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타고 놀다보니 음악이 보이네”
이날따라 공연장 밖에서 재잘대는 유치원생들로 북적거린다.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은 오늘 공연이 무엇인지,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아이들은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공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창작음악 동화와 효과적인 클래식 음악감상을 무대 위에 재구성한 독특한 형식의 체험음악회가 열렸다.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고양시 덕양어눌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열린 ‘톰방(대표 신동일)’의 에듀 콘서트 ‘귀뚜리의 음악여행’은 어린이들의 클래식 음악 입문을 위해 새로운 관점에서 무대에 올린 작품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객석은 이미 인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온 어린이들로 가득 찼다. 나비복장을 한 파아노, 바이올린, 오보에 연주자 등 음악을 담당한 단원 4명이 무대에 자리를 잡자 귀뚜라미 복장을 한 진행자가 나와 어린이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음악여행을 출발했다. 무대 중앙에 귀뚜라미가 노래하는 영상이 비춰지면서 동시 동요 ‘귀뚜라미’(임석재 작사·신동일 작곡) 노래로 아이들에게 박자의 개념을 놀이를 통해 알려주는 리듬연습 시간이 마련됐고 노래말이 자막(화면과 영상)으로 처리돼 어린이들이 따라 부르기 쉽도록 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어 한 소녀가 등장해 작은 애벌레로 변신한 뒤 ‘꽃씨’ 노래 배우기와 함께 리듬놀이 ‘타타타’를 진행하는 시간에선 박수를 치면서 A~B~A 순서로 이어지는 박자의 개념이 교육되고 귀뚜라미 진행자가 객석으로 내려와 아이들에게 노래를 따라 부르도록 하며 박수를 치는 퀴즈를 내고 이를 맞힌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등 노래와 박자를 즉석에서 가르쳐 주는 시간도 마련됐다. 객석을 가득 메운 어린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무대를 응시했고 귀뚜리 진행에 따라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도 치면서 흥겨운 시간을 나눴다. 음악동화 ‘공룡을 만들어 보자구’에선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동화를 들려주고 잔잔한 배경음악을 삽입해 교육효과를 높여 주었으며 리듬연습 순서에선 입으로 부르는 노래의 리듬과 손으로 치는 리듬을 적절히 섞어 흥미롭게 재미있게 리듬연습의 질을 높이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장조와 단조에 대해 음악을 통해 쉽게 풀어주고 반복적인 형식을 클래식에 접목시키는 등 아이들이 리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됐다. 타레가의 ‘눈물’과 함께 음악의 구조를 그림그리기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입체 음악감상시간에는 곡을 시각화해주는 시간도 준비됐다. 음의 길이와 박자를 알려주는 시간에선 ‘비행기’ 노래에 맞춰 음계(도~시)를 표시한 막대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이를 두둘기면서 음계와 소리를 알수 있도록 놀이형식이 도입됐다.
이번 콘서트는 만 5세아인 유치원생들 위주로 클래식에 대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진 에듀 콘서트였으나 관람한 아이들이 대부분 4~5세 유치원생들이어서 긴 시간을 집중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는등 극에 몰입해 이를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아이들은 주의 집중하는 시간이 길지않아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긴 시간 집중은 사실상 어렵다. 이러한 어린 아이들에게 타악기로 박자와 리듬을 맞춰 보고 연주해 보는 시도는 공연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 좋은 경험을 하도록 유도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어린 아이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흡입력이 강해야 한다는 바람(?)도 있었지만 어린 아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랫말도 아니었고, 곡도 생소한 것이어서 한번 관람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는 것 자체가 힘들기도 했다.
에듀 콘서트는 음악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음악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방식을 알려주며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집에서, 또는 학교에서 부모나 교사들이 공연에서 배운 내용들과 리듬, 음악교육의 내용이나 방법 등을 활용해 보는 노력을 기울여 보았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이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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