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만나는 ‘청와대 살인사건’… 미니시리즈 ‘특수수사일지· 1호관 사건’

지상파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소재의 미니시리즈가 안방을 찾는다.

KBS2 TV는 ‘투명인간 최장수’ 후속으로 13일부터 4부작 ‘특수수사일지:1호관 사건’을 방송한다. 드라마는 남북한과 미국의 ‘2+1 평화협정 정상회담’을 3일 앞두고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다. 3일동안 하루에 한 구씩 사체가 발견되는데,드라마는 한 회에 하루를 할당해 긴박하게 사건을 추적한다.

연출자 권계홍 PD는 “청와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해결하는 설정은 영화 ‘장미의 이름’과 비슷할 수도 있다”며 “아침에 사건이 벌어진 후 이를 해결할 때쯤이면 자정에 다시 새로운 사건이 터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범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로경찰서 형사 김한수(윤태영)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계장 박희영(소이현)이 비밀리에 투입돼 범인을 쫓는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가 보여준 것과는 달리 멜로보다는 범인 잡기에 더 열중한다. 평화협정을 이용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대통령 역할은 박근형이 맡았다.

김종식 KBS 드라마2팀장은 “요즘 한국 드라마는 트렌디,사극,아줌마 드라마 등 3가지 장르에 국한된 게 사실”이라며 “국내 시청자는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판단에 제작하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형사들의 치열한 수사과정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자문을 받고 고가의 혈액분석기 성분분석기 등을 동원해 부검실을 재현하는 등 사실감을 높였다.

한편 제작진은 올 초 청와대 행정관의 아내 살해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극중 배경 변경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드라마 배경과 관련해 외부로부터 어떤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제작진 자체 검열 차원에서 재벌가로 바꿀 생각도 했다”면서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기획된 드라마이고 청와대가 아니면 극적 긴장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제작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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