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의 사생결단 프로젝트 ‘Mr.로빈 꼬시기’.
엄정화(민준 역)는 어쩌다가 다니엘 헤니(로빈 역) ‘꼬시기’에 돌입하게 됐을까. 8일 오후 2시 서울 리츠 칼튼 호텔에서 공개된 영화 ‘Mr.로빈 꼬시기’의 촬영 현장은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장면.
민준의 ‘Mr.로빈 꼬시기’ 성공할까.
장소는 호텔 바. 섹시한 몸매는 기본, 외국어에 능통하고 패션감각 뛰어나건만 연애성공률은 ‘제로’인 민준과 그녀의 사랑을 비웃는 로빈의 감정 대립이 뜨겁다.
민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모든 걸 해주는 게 뭐가 나빠? 얼마든지 남자들이 나에게 목매게 할 수 있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 뿐야.”
로빈 “네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먼저 내가 너에게 목매달게 해봐. 그럼 네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할게”
자존심 싸움에서 시작된 민준의 ‘Mr.로빈 꼬시기’ 성공할까.
“별사탕 들어있는 건빵 같은 영화”
‘Mr.로빈 꼬시기’는 로맨틱 코미디다. 사실 영화의 설정은 새롭지 않다. 우연히 좋지 않은 일로 만났던 남녀가 다시 다른 장소에서 만나게 되고, 티격태격 대립과 충돌을 겪다 사랑에 빠진다는 게 기본 줄거리.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 주인공만 바꿔 굳이 만들어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김상우 감독은 “그렇다, 분명 기본 설정은 전형적이고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을 반복하고 있다. 나도 기존의 영화들과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새롭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히 새롭다. 나는 이 영화가 건빵 같은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 익숙한 건빵을 다 먹고 난 뒤 마지막 순간, 입안에 달콤함을 주는 별사탕이 있는 그런 건빵 말이다. 틀림없이 ‘Mr.로빈 꼬시기’는 별사탕이 들어있는 건빵이다”라는 말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행복한 느낌이 남는 로맨틱 코미디”
어떤 별사탕을 넣었을까. 김상우 감독이 만든 로맨틱 코미디는 어떤 맛일까.
“영국에서 체류를 한 적이 있는데, 여행자로서 지날 때와 거주자로서 살 때 가슴에 와닿는 것이 다르더라. 거주자로서 영국에서 느낀 것은, 영국 대다수 영화의 중심에 가족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우리에게도 로맨틱 코미디가 많았지만 가족을 배제한 강한 캐릭터 설정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점이 아쉬웠다. 여기 두 분이 주인공이지만 가족을 중심에 두려 했다. 재미만을 추구하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느낌, 행복해지는 느낌이 남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편집 등 후반 작업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이런 느낌의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또 “로맨틱 코미디니까 남녀 주인공의 ‘진심 어린 소통’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외국인, 부자, 잘나가는 사람, 아버지 등 우리가 심리적 거리를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진심이 통한다면, 조금더 가까이 들여다 본다면 그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엄정화 “다니엘 헤니는 연기가 아닌 진심을 말하는 배우”
영화의 양대 기둥, 엄정화와 다니엘 헤니는 서로의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다니엘 헤니는 “뉴욕에서 연기 공부를 할 때 닮고 싶은 배우들을 마음 속에 정해두곤 했다. 한국에 왔을 때, 엄정화를 보고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 배우고 싶은 배우’라고 낙점을 찍었다. 실제로 함께 연기를 해보니,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하든 바로 바로 그에 맞는 리액션을 돌려줘 놀라웠다. 이제까지의 어느 상대 배우보다 작업하기에 편했다”고 선배 엄정화에 대해 극찬했다.
엄정화도 “남자주인공으로 다니엘 헤니가 캐스팅돼 있다는 들었을 때 걱정하지 않았다. <내 이름은 김삼순> <봄의 왈츠> 등의 드라마에서 ‘진실이 있는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호흡을 맞춰보니, ‘아 이 사람이 이런 연기를 하고 있구나’가 아니라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진심이 느껴졌다. 그 캐릭터로서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로서 상대를 대하는 배우다.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좋은 배우와 함께 좋은 영화를 찍은 것 같다”는 호평으로 답했다. 봄의> 내>
의사소통? 전화통화 빼고는 이상무!
한국말을 온전히 구사하지 못하는 상대배우와의 공연에 대한 어려움을 묻자 엄정화는 “언어소통 문제를 많이 걱정하시는데, 사실 나도 처음엔 짧게 짧게 할 수 있는 영어가 전부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러나 헤니씨가 한국말을 생각보다 잘했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면이 많아서 전혀 문제 없었다”면서 “전화를 빼고는 괜찮았다. 전화를 하면 빨리 끊어야 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 마음 속에 따뜻한 느낌으로 남아있는 영국 영화 ‘노팅힐’이나 ‘러브 액츄얼리’ 같은 로맨틱 코미디가 우리에게도 한 편 생길 수 있을까. 흉내가 아니라 우리의 색채를 입힌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의 탄생 여부는 12월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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