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 보스트리지 '볼프 가곡 선집'

투명하면서도 때론 역동적으로 몰아치는 목소리가 인상적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42)의 새음반 '볼프 가곡 선집'이 EMI 클래식 레이블로 발매됐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안토니오 파파노와 손 잡고 괴테와 뫼리케, 아이헨도르프의 시(詩)에 19세기 가곡 작곡가 휴고 볼프(1860-1903)가 곡을 붙인 것 가운데 24곡을 선별해 들려준다.

아이헨도르프 가곡 가운데 '음유시인' '신중한 사랑' 등 5곡, 뫼리케 가곡 가운데 '희망의 회복' '소년과 작은 벌' '만남' '탐욕스런 사랑' 등 17곡, 괴테 가곡 가운데 '좋은 남편과 좋은 아내' '가뉘메트' 등 2곡이 실려있다.

보스트리지는 파파노와 2004년 9월 런던에서 비슷한 레퍼토리로 가곡 연주회를 가진 적이 있다. 공연 직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보스트리지에 대해서 "당대 가장 총명한 가곡 테너', 보스트리지-파파노 조합에 대해서는 "파트너십이 오래도록 성공하길 바란다"는 찬사를 싣기도 했다.

보스트리지는 자신이 직접 쓴 라이너 노트(감상을 돕기 위한 해설)에서 "내가 어릴 적 처음으로 들은 볼프의 노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부른 '신중한 사랑'"이라며 "이 노래가 나를 볼프로 돌아오게 했다"고 말했다.

보스트리지의 이력은 다른 성악가들과 크게 대비된다. 그는 음악대학 출신이 아니라 영국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박사 학위 소지자다.

공식적인 가수활동을 시작한 것은 서른의 나이를 바라보던 1993년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이어 런던 사우스 뱅크 센터에서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부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1998년엔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 상을 받기도 했다.

성악가답지 않은 호리호리한 몸매와 이지적인 외모를 가진 그는 많은 여성팬을 몰고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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