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얘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바야흐로 ‘여성 아나운서 특수’임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재벌가 며느리가 된 스타 아나운서의 결혼식을 비롯해 공중파 3사 아나운서들의 파격적인 화보 촬영,현직 아나운서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 참가 관련 논란,전직 아나운서의 모바일 화보집 등등. 마치 봇물 터진 듯 연일 인터넷 인기 검색어에 여성 아나운서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파장은 프로그램의 후임 진행 아나운서들에게도 미쳐 그들의 개인 신상과 시청률 기여도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아나운서’란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사회 보도 실황 방송 등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 정의돼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웬만한 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아나운서들의 인기와 그들의 확대된 영역을 보면 아나운서에 대한 사전적 의미가 재정의돼야 하지 않나 싶다. 분명 이전과는 달라진 인식과 위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방송의 꽃’으로 불리는 여성 아나운서들은 그동안 주로 뉴스 앵커나 교양 프로그램의 MC로 활동하면서 편안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내세웠고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성의 대표격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여성 아나운서들의 역할은 분명 달라지고 있다. 앵커와 오락프로 MC 사이를 오가는 동시에 연예인 못지 않은 끼와 스타성을 발산하며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다. 이런 변화는 시각에 따라 아나운서의 정체성 상실로 비춰지는가 하면 폭넓은 시도를 통한 자아찾기로 비쳐지기도 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얻고 있다. 아나운서들의 잇따른 변신과 도전이 일견 위태로워 보이는 것 또한 이런 엇갈린 시각차 때문일 것이다.
이같은 아나운서의 변신이 단순히 연예인들이 갖지 못한 희소성이나 호기심,인기에 편승하기 위한 ‘아무개 따라잡기’에 그친다면 위험한 줄타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존의 통념을 깨는 ‘자기만의 색깔찾기’를 위한 도전이라면 좀더 열린 시각으로 지켜볼 수도 있지 않을까. 최정아(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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