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예술단 ‘위즈덤 클래식’ 공연

동심속에서 움트는 ‘클래식 사랑’

어떤 부모든지 자신들의 자녀들이 클래식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기를 바라고 수준 높고 교육적인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예술적 정서와 창의력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연령기인 어린이와 초·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클래식 공연과 순수예술을 감상하는데 여름방학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2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꾸러기예술단(단장 최신일)’의 위즈덤 클래식-꼭 알아야 할 클래식 여행’은 이러한 부모들의 바람과 딱 맞아떨어진 공연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북부지역에서 이만한 공연을 접하기 힘든 탓인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부모들의 손을 잡고 온 자녀들과 단체로 관람하려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동안 클래식이라면 으레 정장을 입고 고풍스럽고 딱딱한 이미지여서 가깝게 다가서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공연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파격적인 형식을 도입한 색다른 연주회였다.

위즈덤(Wisdom)이란 현명함, 지혜, 슬기로움을 뜻하는 것으로 위즈덤 클래식은 기존에 듣는 것으로만 그치던 음악회가 아닌 어린이와 부모들이 함께 직접 음악을 체험하면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어린 자녀들이 체험음악을 통해 클래식과 친숙해지도록 해주고 있다. 1~2부로 나눠 진행된 공연은 강신태 상임지휘자가 무대에 올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관람요령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청소년들을 위한 관현악 입문으로 목관악기, 금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등의 순으로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청소년들은 각 악기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다른 악기들과 어떻게 어울려 멋진 소리를 내는지 귀를 쫑끗 세웠다. 전곡이 흐를 때는 객석은 고요한 채 지휘자의 손놀림과 단원들의 연주에 눈과 귀를 고정시켰고 연주가 끝났을 때는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연주곡들도 클래식 입문에 맞게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 등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고 지루하게 느끼지 않을만큼의 알맞은 곡들로 구성됐다.

약간의 휴식에 이어 이어진 2부 공연은 ‘관객은 듣고 단원들은 연주’하는 고정된 무대가 아닌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요제프 스트라우스의 ‘대장간 폴카’를 연주할 때에는 대장장이의 망치소리를 위해 김현숙 주부와 김민하군(의정부시 호원동)이 무대에 올라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망치를 두드리며 오케스트라와 화음을 이뤘고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연주될 때는 객석의 어린이 객원 무용수(?)를 무대로 초청해 왈츠를 추도록 유도하는 등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비록 무대에 올라 같이 참여한 관객들이 소수이긴 했지만 청중들에게 무대경험을 갖도록 하는 등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만했다.

이날 공연은 처음부터 고상한(?) 관객들이기를 염두에 두지 않은듯 시종 자유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됐고 수차례 앵콜이 이어질 때에는 관객들이 곡에 맞춰 즐겁게 박수를 치며 흥겨워 하는 등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소통의 무대를 연출했다.

다만 연주회 내내 레이저 빔을 쏘아대는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공연 분위기를 떨어뜨린 점과 2부 시작을 알리는 공지가 덜된 탓인지 연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자리를 찾으려는 관객들로 10여분동안 객석이 소란스러웠던 점, 클래식 입문에 주력한 탓인지 전반적으로 연주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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