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을 전후해 찬사로만 일관됐던 ‘괴물’에 대한 평가가 개봉 2주를 넘어서면서 다양해지고 있다. 1000만 관객에 다가갈 수 있었던 영화 ‘괴물’의 장점과 그럼에도 남는 한계들에 대한 영화평론가와 네티즌의 의견을 모아봤다.
◇장점=영화평론가들은 ‘괴물’이 잘 만든 대중적 상업영화라는 점에는 입을 모았다. 강한섭 서울예대 교수는 “한국 대중영화의 장르를 넓혔고 한국 괴수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말했고 정지연 평론가도 “대단히 훌륭한 상업영화”라며 “완성도 면에서도 우리 영화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한국이라는 형실 안에서 가려져 있던 문제를 영화 안으로 끌고 온 점에 점수를 주면서 카메라 앵글이나 음향 등 영화적 진행 방식도 탁월하다고 평했다. 심형섭 평론가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 블록버스터들이 모두 남북 대치라는 특수성에 기반한 반면 괴물은 그 점 없이도 한국적 긴장감을 만든 사실을 높이 샀다.
영화 ‘괴물’ 홈페이지와 영화 사이트 등에 나타난 네티즌들의 평은 한국 영화로서나 괴물 영화로서나 독특하다는 점과 가족애,유머,컴퓨터 그래픽 기술 등을 칭찬했다.
◇한계=그런 한편 아쉬운 점도 지적됐다. 강유정 평론가는 “영화가 서스펜스로 진행되는 점은 좋지만 드라마가 거의 없으며 전개가 논리적이지 않은 점은 한계”라며 “향후 장년층이 관객으로 흡수되지 않는다면 이런 점들 때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한섭 교수는 “영화가 한국 정부나 경찰,군대를 없다시피 그린 것은 관객들이 가진 상대적 박탈감을 잘 이용한 것이지만 한국을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적이고 자주적이지 못한 국가로 그린 것은 현실에 기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영섭 평론가는 “‘살인의 추억’처럼 역사적 문제를 끌어안으면서도 여운과 감동을 남기는 정서적 힘은 약해졌다”고 봤다. 김소영 교수는 ‘괴물’의 CG에 있어 아이디어와 디자인은 한국 것이지만 기술은 다국적 기업의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가지고 ‘드디어 한국 영화도 해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네티즌 중에도 한국 정부와 군,경찰이 쓸모없는 존재로 그려진 점이 과장됐다는 평가와 공권력이 괴물보다 바이러스에 집중하는 점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는 지적을 상당수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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