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TV방송 시장의 틈새시장인 은퇴자들과 휴가객을 겨냥한 전문 TV방송이 새로 출범한다고 AP통신이 13일 전했다.
방송전문인이 아니라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타운 개발업자인 존 에릭슨은 내달 5일 '은퇴 생활'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메인주에서 워싱턴 DC에 이르기까지 케이블방송 컴캐스트 가입 9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정오부터 오후4시까지 방송할 예정이다.
에릭슨은 낮시간 주된 TV 시청자층은 은퇴자들인데도 대부분의 방송사와 방송 광고업자들이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만 만들고 있다며 자신의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모두들 말하면서도 시작하지 않은 이 시도를 통해 '잠자는 거인'을 깨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퇴자들의 거대한 잠재시장에 대한 기대를 품은 이 은퇴자 대상 방송의 대표적 프로그램은 '의사의 시간'이라고 해서, 노인병 전문의사들이 전화로 노인 시청자들의 동통과 고통에 관해 상담해주는 것이 있다.
여름 휴가지에서 대학친구와 함께 집에서 만든 쥬스를 판 것을 시작으로 쥬스회사를 차려 이를 매각해 번돈으로 방송사에 투자했다가 2002년 통째로 사버린 톰 스콧은 자신의 플럼TV와 아스펜 등 동.하계 휴가지의 제휴 방송사들을 통해 휴가객 대상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우리같은 사람은 '안될 게 뭐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스콧은 "사람들은 책을 3권 읽겠다거나 요가를 배우겠다는 생각을 모두 휴가 때 한다"며 "휴가 때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시도하겠다"는 사람들의 습성에 착안해 이 방송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양지를 찾는 사업가들을 겨냥, 기업인들과 인터뷰를 하는 '공개 토론', 정치인들이 평소와 달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를 넘어' 등의 대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안될 게 뭐 있느냐는 사고방식의 스콧은 프로그램 편성 시간표에 얽매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방송이 예정표보다 길어지거나 짧다고 해서 줄이거나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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