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계절…개성만점 캐릭터

여름 극장가에 ‘사람이 아닌 존재’들의 경합이 한창이다. 이에 공포영화를 떠올리는 이도 있겠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얘기다. 애니메이션의 옷을 입은 상상 속 인물부터 고양이,물고기,집,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개성만점 캐릭터들이 마음껏 자신을 뽐내고 있다. 개봉 예정인 ‘가필드2’(27일) ‘몬스터 하우스’ ‘게드전기’(이상 8월10일) 등 만화의 주인공들을 살펴보자.

◇몬스터 하우스=“우리 앞집이 살아 움직이는 괴물이라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첫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집을 캐릭터로 삼은 최초의 작품이다.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한 발 더 진보한 기술력은 집을 눈,코,입뿐 아니라 사랑의 비밀까지 간직한 생명체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여배우 캐서린 터너의 음성이 삐걱대는 나무 소리 등과 합성돼 생명력을 더한다.

◇가필드2=‘뚱뚱한 몸과 졸린 눈,꿍꿍이 있는 미소’의 고양이 가필드는 여전하다. 다만 똑같이 생긴 ‘프린스’의 등장으로 다소 위축된 감이 있다. 프린스는 영국 칼라일 성의 상속자인 초특급 럭셔리 고양이. 대형 침대 위에서 전속 요리사들이 가져오는 고급 요리를 맛보고,마차를 타고 정원 산책하기가 주된 일상이다보니 가필드에 비해 우아하고 도도하다. ‘왕자와 거지’처럼 처지가 바뀐 둘의 반응이 관람 포인트.

◇게드전기=지브리 스튜디오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나의 모든 작품은 여기서 시작됐다”고 말해온 르 귄의 판타지 고전 ‘어스시의 바법사’를 그의 장남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을 맡아 극화했다. 주인공은 한 때 풍요로웠지만 이제는 피폐해진 나라 ‘엘란드’의 왕자 ‘아렌’. 정체불명의 그림자에 쫓겨 집을 떠난 그는 대현자 ‘게드’를 만나 악의 정체를 밝히는 모험을 떠난다. 활발한 듯 해도 마음 속에 싹트는 어둠에 고뇌하는 인물이다.

◇포켓몬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포켓몬’ 시리즈의 주연은 단연 피카츄였지만 이번엔 만만치 않은 마나피가 등장했다. 마나피는 전설 속 바다의 신전 아크셔의 비밀을 푸는 단 하나의 열쇠. 출생과정도 남다르다. 다른 포켓몬들은 야생에서 길들여지지만 마나피는 바다의 왕자답게 알에서 탄생한 것. 2D가 기본인 가운데 잠수함 등은 3D영상으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카=매근한 차체에 세련된 빨간색,거칠 것 없는 속도를 자랑하는 레이싱계의 무서운 신인 라이트닝 매킨. 태어날 때부터 레이싱 챔피언을 꿈꿔왔다. 목표만 향해 달리다보니 점점 외토리가 돼가던 그는 국도변의 쇠락한 라디에이터 스프링스에 우연히 들어서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알고보면 잘못을 빨리 깨닫고 고칠 줄 아는 순수한 인물,아니 자동차다. 언뜻 어색할 것 같은 자동차의 의인화도 성공적이지만 실사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의 배경이 더욱 눈길을 끈다.

◇파이스토리=맑고 큰 눈동자에 여려보이는 물고기 파이.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험한 바다로 나온 그는 여자친구 코딜리아를 위해 상어 트로이와 대결을 펼친다. 한미합작으로 이뤄진 제작 과정에서 캐릭터 개발은 한국이 맡은 때문인지 응석받이 어린애같다가 차츰 당당해지는 파이의 모습이 친숙하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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