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공개된 멜로 영화 두 편의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제작 영화사봄ㆍ전원사)과 김해곤 감독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제작 굿플레이어)으로 두 포스터 모두 남녀 주인공의 생생한 표정과 동작으로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두 편 모두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김승우는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게 생겼다.
우선 '해변의 여인'은 "우리, 연애는 하지 말자"는 문구를 사이에 두고 김승우와 고현정이 대단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고현정은 내숭 100단 수준의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있고, 그 옆에서 김승우는 지키지도 못할 제안을 참 씩씩하게 내뱉는 뻔뻔한 표정이다.
8월말 개봉 예정인 '해변의 여인'은 여행을 떠나 하룻밤을 보낸 남녀의 동상이몽 로맨스를 그린 영화. 두 남녀가 상대방의 마음을 떠 보는 듯 하면서도 겉으로는 "우리, 연애는 하지 말자"라고 한발 빼는 미묘한 심리가 손에 잡히는 듯 하다.
'해변의 여인'이 속내를 숨긴, 의뭉스러운 분위기라면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그에 비해 상당히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다.
란제리를 입은 장진영이 김승우의 얼굴을 짓누르고, 김승우가 장진영의 머리카락을 잡아뜯는 모습은 누가봐도 연인 간의 화끈한 싸움으로 보인다. 남의 시선은 아랑곳 없이 자신들의 감정을 그대로 토해내며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싸우는 모습이 흥미를 돋운다.
포스터에 자리한 문구가 그러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만나도 눈치 못채게 만나란 말이야 이 미친놈아~!!". 아마도 김승우가 바람을 피워서 벌어진 사단일 터. 그런데 고급스러운 포스터의 빛깔은 이들의 싸움이 칼로 물 베기일 것이라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자세히 보면 장진영과 김승우의 얼굴에서 이 싸움이 사실은 연인들의 장난 같은 것임이 느껴진다. 싸우고 있지만 일종의 달콤함이 묻어나는 것.
가을 개봉하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장난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두 남녀의 대책 없이 빠져드는 연애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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