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ㆍTV 윈-윈 전략 시동

서로 다른 4가지 이야기를 '어느날 갑자기'라는 이름으로 묶은 공포영화 시리즈가 스크린과 TV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CJ엔터테인먼트와 SBS가 합작한 '어느날 갑자기'는 유일한 작가의 동명 소설에 수록된 4편의 단편을 연작으로 엮어 스크린과 TV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방송사로서는 지상파 판권을 확보해 콘텐츠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영화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도 HD 영화의 스크린-TV 호환성을 이용해 영화를 연달아 복수 매체에 내보냄으로써 관객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11일 시사회를 통해 먼저 뚜껑을 연 '2월29일'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연쇄 살인 사건을 풀어가는 매표원과 형사의 이야기.

한밤의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고층 아파트, 정신 병동 등 밀폐된 공간을 활용해 공포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지만 영화는 누구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또 진실과 허구의 경계는 어디인지에 카메라를 비춘다.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보이면서 톨게이트 주변의 어둠은 걷히는 것 같지만 결국 누구의 눈으로 단서를 찾고 사건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진실과 거짓은 불이 나가기 직전 깜박이는 형광등처럼 뒤섞이고 만다.

박은혜가 살인 사건의 중심에서 결국 정신 병원에 갇히는 매표원을, 임호가 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는 형사를 맡아 공포 영화에 도전한다.

정종훈 감독은 "승부차기의 첫 키커로 나서는 느낌이라 부담이 있고 우리 제작비로는 '수퍼맨 리턴즈'의 타이틀, '괴물'의 꼬리를 만들면 끝이지만 주어진 조건 하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연출 소감을 밝혔다.

'2월29일'이 20일 전국 CGV에서 개봉하는 것을 비롯해 '네번째 층'과 'D-day', '죽음의 숲'이 4주간 연달아 스크린에 걸린다.

'네번째 층'에 출연하는 김서형을 제외하고는 감독과 배우 대부분이 스크린에서는 신인인데다 편당 6억 원 안팎의 적은 예산을 들였고 모두 HD 카메라로 제작됐다.

SBS 영화팀 관계자는 "신인 감독에게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완성도를 갖춘 HD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의미"라며 "개봉 이후 8월께 주 1회로 오후 11시대에 편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상파로 관객을 만날 경우 방송사 심의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 있어 강도가 센 장면의 경우 일부나마 편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감독은 "심의를 어떻게 받을까 고민이 있기는 했지만 제작 단계에서 심의를 따로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며 "원작 소설을 각자 감독들이 개성 있게 각색하고 자유롭게 만든 것이 이 연작 시리즈의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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