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세빌리아의 이발사' 주역 윤영석

"6년 만에 다시 피가로 역을 맡게 됐네요. 이번 공연은 오페라치고는 코믹함이 많이 가미돼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2002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으로 일약 스타로 부상한 바리톤 윤영석(35) 씨가 8월15일까지 서울 청담동 브로딘아트센터(구 씨어터드림)에서 열리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피가로 역을 다시 맡아 열연하고 있다.

1991년 추계예술대 성악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1992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으로 데뷔한 윤씨는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으로 발탁되기 전인 2000년에도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피가로 역을 맡은 바 있다.

당시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정통 오페라인데 반해 이번 공연은 오페라에 연극적 요소를 더한 '퓨전 오페라'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오페라무대 신(新)'(대표 박경일)이 기획한 이번 공연은 주연배우는 정통 성악가들이 맡지만 조연의 경우 연극배우를 기용했다. 또 관객들이 어렵게 느끼는 '레치타티보(선율적인 대화)'는 우리말로 바꿨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발길도 상당히 잦다고 주최 측은 귀띔한다.

"제 성격이 '피가로'하고 많이 비슷해요. 밝고, 유쾌하고…. 어머니께서 저를 이렇게 낳아주신 거죠." "'피가로'처럼 돈도 밝히느냐"고 짓궂게 묻자 윤씨는 "아기가 생겨서…"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젊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이 짝사랑하는 아가씨 로지나와 결혼하기 위해 이발사 피가로에게 도움을 청하고, 피가로는 기지를 발휘해 결국 이 둘을 맺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돈을 보면 더욱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 피가로 역을 감칠맛 나게 연기하는 윤씨는 이번에도 무대에서 끊임없이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비밀에 휩싸인 팬텀 역을, 뮤지컬 '명성황후'에서는 근엄한 고종 역을, 뮤지컬 '와이키키브라더스'에서는 강성우 역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퓨전 오페라가 오페라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윤씨는 "일리가 있는 말이고, 전통적인 오페라의 자리는 지켜줘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공연을 통해 오페라가 관객들에게 더욱 쉽게 다다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체중이 13㎏나 빠질 만큼 힘들었지만 '오페라의 유령'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라면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역을 꼭 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월요일 쉼), 토요일 오후 4시/7시. 일.공휴일 오후 3시/8시. 3-5만원. ☎02-546-17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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