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부터 道內 5곳 순회공연
남원 부사 자제 이몽룡은 단오날 광한루에 나왔다 때마침 그네를 타던 춘향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다. 이후 어렵사리 교제를 시작하게 된 몽룡과 춘향. 그러나 만남도 잠깐, 몽룡의 부친이 동부승지로 당상해 거처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이들은 헤어진다. 이후 남원 부사로 변학도란 이가 부임하고 변 부사는 부임 초부터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강요하지만 춘향은 이를 거부한다. 몽룡은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해 남원에 암행어사로 내려오고 변 부사 횡포를 전해 듣고는 어사 출두를 계획한다. 변 부사 생일잔칫날 거지 행색으로 나타난 몽룡은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는 만성고”란 명문과 함께 발인해 사리사욕에 눈이 먼 변 부사를 징계하고 춘향과 극적인 재회를 맞는다.
언뜻 보면 누구나 한번쯤 접했을 법한 ‘춘향전’이지만 실상 그 속내는 다르다. 여성국극이기 때문이다.
(사)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가 다음달 13일 안양(안양노인복지센터)을 시작으로 성남(15일 성남 수정노인복지센터), 남양주(16일 남양주 동부노인복지회관), 안산(22일 안산 단원구 노인복지회관), 용인(30일 용인 노인복지회관) 등 도내 5곳에서 여성국극 ‘춘향전’을 순회 공연한다.
여성국극은 한국 전통예술인 창(판소리)과 춤(무용) 그리고 극적요소(연기)가 어우러진 종합예술형태로 남녀 혼합인 창극의 남성 역할을 여성이 분장해 출연한다. 극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창과 춤이 뛰어난 여성을 이 도령으로 분장시켜 관객의 호응을 받는 등 모든 배역을 여성으로만 구성한다.
한국전쟁 이후 모든 예술활동이 침체됐지만 유독 여성국극만은 사랑받아 60년대는 여성국극 공연단체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시대 조류에 밀려 한동안 빛을 잃다 90년대를 전후해 여성국극을 사랑하는 국악인들이 꾸준히 명맥을 잇고 있다.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갑작스럽게 사라졌던 여성국극이지만 화려한 분장과 의상, 웅장한 무대, 사랑, 이별 등 낭만적인 주제들은 무대에서 여성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문의(02)741-1535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