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칠·김승호 개인전시회

싱그런 풀내음이 물씬 지난 겨울의 시골정취 계절색  입은 한국화

한국화의 멋은 깊이다. 얇은 화선지가 지닌 깊이는 측량할 수 없다. 먹빛이 깊숙히 베일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며 스며드는 폭 또한 넓다. 한국화는 그냥 스치듯 감상하면 제 맛을 느낄 수 없다. 그윽한 묵향만큼이나 천천히 들여다 보고 감상하는 게 매력이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한국화가 권광칠씨(남양주시 오남읍)와 김승호씨(수원시 팔달구 화서동)가 개인적인 묵향을 풍긴다.

◇권광칠 개인전

오는 28일까지 춘천 갤러리 소나무에서 넓은 잎사귀와 개구리, 붉은 꽃과 나비 등을 함께 담았다. 개구리는 움직임이 없다. 마치 잠을 청하듯 조용하다.

이번 전시는 전보다 더 화려하다. 그동안 밝은 색을 사용했지만 더욱 화사해진 꽃잎이 캔버스 전체를 환하게 만들었다.

특히 청색이 주조를 이루는 시원한 여백이 눈길을 끈다. 넓은 잎사귀와 대비적으로 작은 개구리를 그려 넣어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시인 천상병은 그의 작품을 보고 “상쾌한 선묘 속에 깃든 심의에 도저히 도달할 수가 없어 골머리만 썩혔다”고 평한 바 있다.

작품 ‘들이 좋아 피는 꽃’은 풀잎과 나비 두마리가 등장한다. 따사로운 봄햇살을 만끽하듯 한가로운 풍경이 담겨져 있다. 개구리나 나비, 작은 새 등은 작가의 분신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삶을 대변하듯 오롯이 화폭에 담긴 소재들이 마냥 정겨운 까닭은 말 없이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작가의 솔직한 분신이 전시장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문의(033)242-7102

◇제9회 김승호 수묵담채화 개인전

애잔한 시골풍경이 담겨져 있다. 변산과 고창, 양수리 등의 겨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매서웠던 지난 겨울의 느낌은 단순히 춥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사람의 흔적을 담은 농가와 항구, 농기구 등 자연과 인위적 사물이 어우러져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오는 22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작가만이 지닌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그는 화면을 촘촘히 매우고 옅은 채색을 곁들여 단색의 단조로움에 변화를 줬다. 문의(031)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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