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작인 ‘왕의 남자’는 얼마나 벌었을까.
‘왕의 남자’는 올 3월 현재 2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하면 390여억원의 순이익 창출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의 남자’ 차 떼고 포 떼고 390억원 벌었다
21일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을 기준으로 할 때 1032만 9670명의 흥행기록(영화진흥위원회 발표 기준)을 세운 ‘왕의 남자’는 부가세를 제외한 입장료 수입만 584억원이 예상되며 극장배분 후 마케팅 및 수수료 비용 등을 합한 예상총제작비 67억원을 제외한 순이익은 22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향후 부가판권 수입까지 감안한다면 이 영화 한 편이 창출한 순이익은 부가매출 비용공제 전 39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유소영 연구원은 “ ‘왕의 남자’는 100억원 이상 투입된 기존 블록버스터와 달리 박스오피스 평균제작비 미만의 예산을 투입한 ‘효율적인 대형작’이다. 흥행 예측이 어려운 영화계에서 스타 캐스팅이나 대형 프로모션 없이 흥행에 성공, 철저한 기획 및 타이트한 제작과정 관리 중심의 비용 통제와 리스크 분산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고 밝혔다.
2005년 10대 흥행작 115억원씩 벌었다
‘2005년 한국영화 예상 수지’ 제하의 이 자료에는 2005년 박스오피스 10대 한국영화에 대한 성적표가 공개돼 있다. 영화 편당 평균 412만명의 국내관객 동원, 233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과 평균 115억원의 편당 순이익 창출이 그것.
10개 영화의 평균 박스오피스 매출 233억원 중 50%인 116억원은 극장으로 배분되고 평균 70.4억원의 총제작비가 배급사의 수수료 수입 및 제작사의 제작매출 등으로 계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한 2005년 박스오피스 영화의 편당 추정순이익(Film Profit)은 평균 115억원으로서 투자자와 제작자가 각각 6:4의 부율로 회수된다.
10년새 한국영화 급성장
지난 10년간 국내 영화관람 인구는 매년 두 자리수의 성장을 기록했고 영화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한국영화는 2002년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관람객수는 1995년 4513만명에서 2004년 1억 3517만명으로 증가했으며 관람료 수입만 8500억원대, 기타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수입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영화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은 2000년대 초 가열된 투자,제작상의 거품이 어느 정도 걷히면서 제작 부문의 손실폭이 감소한데다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에 힘입어 흑자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왕의 남자’ 성공이 남긴 것
사실 ‘왕의 남자’가 완성도나 재미와 감동 측면에서 기존 영화보다 월등하게 우수하다고 보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보다는 지난 10년간의 꾸준한 성장 속에서 2006년 현재 국내 영화산업의 기반이 튼실해졌다. 즉 일정 수준의 완성도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국영화라면 1천만명이 관람할 정도로 영화 인구의 저변이 확대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흥행을 예측하기 너무나 어려운 영화계에서 수익을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리스크는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왕의 남자’ 사례가 시사하듯 반드시 고위험을 감수해야 고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업계는 스타배우·감독 등 부분적인 흥행 담보물에 대한 미련을 거두고 영화 전체 경영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욱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스크린쿼터 축소를 고려한다면, 영화 ‘친구’의 신화를 이룬 동일한 감독과 스타배우가 함께 한 ‘태풍’이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를 곱씹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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