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혜정이 눈 보고 연기하기 힘들었다”

“사랑은 기억이 아닐까. 지금 그녀가 곁에 없는데도 이렇게 가슴이 설레는 걸 보면…”.

강혜정 조승우 주연의 ‘도마뱀’ 완성품이 17일 서울 용산CGV에서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도마뱀’은 조강(조승우 분)이라는 남자가 자신의 인생 중 여덟살, 열여덟살, 스물여섯살 때 불쑥 나타났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아리(강혜정 분)라는 여자를 향해 바치는 ‘순정’에 관한 이야기다.

조승우 또 ‘착한 남자’?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조승우는 “기자시사회는 냉담한 반응과 썰렁한 분위기여선지 늘 긴장되는데, 오늘은 나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소중하게 찍은 작품이라 후회는 없다”고 답했다.

‘도마뱀’ 조승우의 이미지는 그 간의 영화나 CF 등에서 보여왔던 ‘착한 남자’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조승우는 “늘 착한 것 아니면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찍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생각했지만 작품이 너무 좋아 선택했다. ‘혜정이랑 하니까 해야지’ 하는 건 아니었고 작품에 대한 욕심에서 선택했다”며 “여러 인터뷰에서 조강이 뻔뻔스럽고 고집 센 캐릭터여서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다고 말해왔는데 영화를 보니 여전히 순수하다. 내가 거기서 거긴가 보다”라고 말했다. 조승우는 이어 “조강은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사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표현하려 애썼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실제 연인이라 연기가 리얼?

조승우와 강혜정은 실제 연인이다. 현재 사귀고 있기 때문에 멜로 연기가 더 리얼했던걸까?

조승우는 “사실 연인의 눈을 보고 연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배우 강혜정과 배우 조승우의 몸과 영혼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다 보니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연기를 하는 순간에는 연기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좋은 동료로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강혜정도 “연기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남과 하는 것과 똑같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의 환타지는 이런 것일 것이다’를 생각하며 캐릭터를 만들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강지은 감독은 “처음에 영화를 시작할 때는 시나리오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누구 찍어도 상관없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를 찍다 보니 ‘멜로는 배우의 몫이 크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다른 누구가 아닌 조승우와 강혜정이 만들어낸 조강과 아리에 만족한다, 고마운 마음이다”라며 강-조 커플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강혜정은 “떨리는 마음으로 봤다. 감독님이 처음 편집본을 보여 줬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좀더 간결하고 쿨한 느낌이라 내면에서 부대끼기도 했는데, 오늘 보니 깔끔하게 잘됐다는 느낌이다. 특히 감초 분들의 연기가 영화에 활력소가 됐다, 너무나 감사드린다”면서 “‘도마뱀’은 이런 영화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지 않더라도 2시간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에 빠져볼 수 있는 영화 ‘도마뱀’은 오는 27일 개봉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