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물어보세요. 통역해 드릴게요”
12일 오후 8시 서울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열린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제작보고회를 겸한 ‘Thank You 콘서트’가 열렸다.
2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이 행사에서 엄정화는 영화에 함께 출연한 주인공 서의재(10)군의 대모인양 서군의 얘기를 ‘통역’해 눈길을 끌었다.
극중 7세 피아노 천재 윤경민을 연기한 서군은 실제로 일곱살에 피아노를 처음 배웠음에도 9개월만에 전국 콩쿠르에 나가 1등을 하고 현재 정명훈과 협연을 준비 중일 정도의 피아노 천재. 어린 나이지만 천재로서의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데다 열살 어린이다운 천진난만한 말투를 구사, 사회를 맞은 개그맨 송은이를 당황케 했다.
송은이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며 서군에게 재차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엄정화는 서군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대신 전달했다.
엄정화의 말을 듣고서야 서군의 말을 알아들은 송은이는 “알고 보니 엄정화씨가 통역 전문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엄정화는 “이해 안되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통역해 드릴게요”라고 받아쳤다.
앞서 권형진 감독은 “엄정화씨가 촬영장이 낯선 서군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선배 배우답게 연기 지도도 해주었다. 엄정화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엄정화가 자신의 연기 파트너이자 초보 배우인 서군을 따뜻하게 배려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고 ‘그만의 언어’에 익숙해져 이런 ‘통역 아닌 통역’에 나서게 된 것.
엄정화는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감정 몰입이나 감정선을 잡는 것인데 그것은 의재가 혼자 다 했다. 나는 먼저 연기를 배운 덕에 알게 된 동선 처리, 카메라 앞에 서는 방법 등을 알려줬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날 열린 ‘Thank You 콘서트’는 콘서트라는 이름을 빌린 제작보고회 위주의 ‘무늬만’ 콘서트가 아니었다. 특히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이병우씨의 기타 연주와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피아노 연주는 압권이었다. 먼저 이병우 감독은 이 영화의 주제가 ‘나의 피아노’에 이어 그의 앨범 ‘내가 그린 기린 그림’에 수록된 ‘새’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엄정화의 실제 친구이자 그녀의 극중 피아노 레슨 연기를 도운 김정원은 쇼팽의 ‘녹턴 C# 단조’, 스트라이빈 ‘에튀드 8-12’,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감성적인 손놀림으로 연주해 큰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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