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간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국내 영화사상 역대 최대 흥행을 기록한 ‘왕의 남자’가 요즘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에 비견할 만한 영화라며 29일자 1면을 통해 크게 소개했다.
이 신문은 왕의 남자가 블록버스터로서 흔히 갖춰야 할 요건인 톱 스타도 한 명 캐스팅하지 않고도 한국인 4명중 1명이 관람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요인을 분석했다. ‘문화적 현상’을 불러일으킨 이 영화가 한국에서 논의하기 껄끄러운 주제인 동성애를 다뤄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 동성애자 인권단체 관계자는 “그런 논리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 영화에서 삼각관계가 여성스런 남자 광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런 관계는 전혀 게이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영화를 감독한 이준익씨도 서양에서 규정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동성애를 다룬 것이 아니다며 따라서 브로크 마운틴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왕의 남자때문에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지막 유랑 광대 김기복(77)씨는 “한국의 광대들은 한마디로 거지였다.거지한테 누가 시집을 오겠느냐”고 반문한 뒤 “영화에서처럼 남녀 광대들은 종종 부부가 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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