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단, 30~31일 정기연주회
김영동 예술감독이 경기도립국악단을 이끌고 또 한번 범상한 연주회를 마련한다.
지난해 5월 부임한 김 감독은 그동안 도립국악단 공연 때마다 매회 예사롭지 않은 타이틀을 걸어 왔다. 이번에는 ‘단군신화’다.
오는 30~31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도립국악단 제63회 정기공연 ‘김영동의 관현악-단군신화’ 컨셉트는 국악의 다양화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에 따라 天·地·人의 삼위일체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우선 1부는 김 감독이 작곡한 실내악 모음으로 한국 아악의 백미로 꼽히는 ‘신수제천’, 넓은 초원 위에 서있는듯 평안함을 전하는 ‘초원’, 작곡가 김영동으로서 아마존을 여행한 후 만들었다는 이국적인 ‘태양의 음악’ 등이 준비됐다. 여기에 대중들이 익히 들어왔던 곡도 함께 선사되는데, KBS TV문학관의 배경음악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았던 ‘삼포가는길’, 일렉트릭과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신디사이저가 어우러진 퓨전음악 ‘메아리’ 등도 들려준다. 대금과 공명악기 ‘훈’의 아름다운 음색을 느낄 수 있는 명상음악의 대표 곡 ‘바람의 소리’와 태평소 및 서양악기의 어울림이 인상적인 ‘열락’이 1부 말미를 장식한다.
‘정가’, ‘판소리’ 등 인간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국악관현악이 어우러질 2부에는 하모니가 인상적인 국악이 펼쳐진다.
첫곡이자 연주회 제목이기도 한 ‘단군신화’는 신화가 갖고 있는 내재적 표현들 가운데 보이지 않는 전통적 진리가 우리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웅장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설화·신화논쟁을 뛰어넘어 음악적으로 표현됐으며 정가풍으로 들려지는 남녀 소리는 음양의 조화를 꾀해 우리 민족의 심성을 잘 드러냈다.
이어지는 곡은 김희조 작곡의 판소리 심청가중 ‘범피중류’로 장중한 리듬이 인상적이다. 판소리에는 ‘눈대목’이라 불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곡의 하이라이트를 말하는 것으로 심청가중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부분도 하나의 ‘눈대목’에 속한다. 배를 타고 가면서 인당수에 빠질 때까지의 상황들이 한자락씩 극적으로 펼쳐지는 점도 특징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이주은 소리로 감상할 수 있다.
피날레는 연주곡 ‘하나’로 조국 분단에 대한 슬픔을 나타낸다. 애절하면서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 점이 특징이며 태평소와 일렉트릭 기타가 메기고 받는듯 하는 형식이 인상적이다. 문의(031)289-6421~7/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