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걸 “나는 영웅이 아니다”…마지막 액션영화 ‘무인 곽원갑’에 강한 애착

“나는 영웅이 아니다”

23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무인 곽원갑’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연걸이 한 말이다.

영화 ‘황비홍’ 등 많은 무협 영화를 통해 최고의 무술 배우로 자리잡은 이연걸은 “영웅의 이미지는 영화 속 캐릭터일 뿐이지 실제의 나는 아님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쓰나미 재해가 났을 때 현지에서 많은 사람을 구한 것에 대해 묻자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 곳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국가, 인종을 가리지 않고 인류애적 차원에서 사람들을 도왔을 것이다. 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연걸의 자신의 마지막 액션 영화로 불리는 ‘무인 곽원갑’에 대해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20년간 무술 영화를 찍어 왔다. 그 간의 영화는 법칙이 있었다.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에 의해 제지를 당하면 그를 대신해 폭력으로 폭력을 제압하는 식이었다. 10년 전 불교에 귀의한 것이 계기가 됐는지 모르지만 폭력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를 육체적으로 제압할 수는 있지만 그의 정신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현재도 중동 지역에서 수많은 폭력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것을 무력적으로 제압했지만 궁극적인 해결 방법이 되지 못했다”면서 “무술을 연마하다 보니 진정한 무술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왔는데, 그 해답을 영화 ‘무인 곽원갑’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연걸의 과거 자신이 출연했던 액션 영화와는 근본부터 다르다고 강조하듯, 실제로 영화는 화려한 격투나 현란한 권법보다는 무술의 정신에 대해 집중한다.

영화의 메가폰은 잡은 우인택 감독도 “무술을 연마하는 이유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다스리고, 자신을 극복하는 데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 젊은이들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적은 폭력이나 힘이 거대한 상대가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며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그런 점을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실존인물 곽원갑은 감독이나 주연 배우의 문제 의식을 녹여내기에 적절한 인물이다. 혹독한 시련과 좌절을 거쳐 무술의 목적을 깨달은 후 외국 고수 4명과의 불공평한 대련을 받아들여 승리함으로써 중국의 자존심을 세웠기 때문.

무인 곽원갑의 인생을 재조명한 ‘정신적인’ 액션 영화 ‘무인 곽원갑’은 다음달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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