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여...아름답구나
“고려불화의 멋과 향을 만끽하세요”
30여년동안 화려한 고려불화 재현에 심혈을 기울인 혜담(慧潭) 스님(수원 계태사 주지)이 제5회 고려불화 특별초대전을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대·소 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경기일보가 주최하고 계태사 고려불화 연구소가 주관하며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한다.
국가차원에서 불교를 장려했던 고려와 달리 조선시대는 숭유억불정책에 따라 화려하고 장엄한 고려불화가 퇴색됐다.
불화는 인도와 중국을 거쳐 국내와 일본까지 이어졌지만 고려불화는 독창적인 색감과 구도로 독자적인 미술양식을 구축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밝혀진 고려불화는 국내외에 걸쳐 130여점에 불과하다. 이중 국내 소장은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 등 13점이 고작이고 일본 도쿄 정가당문고 미술관 등이 106점, 파리 기메 미술관·베를린 동양 미술관 등 유럽과 미국 등이 17점을 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혜담 스님은 “국가 차원에서 고려불화의 복원과 문화유산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고려불화의 우수성과 멋스러움을 알리기 위해 고려불화 재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고려불화와 일반대중과의 만남이다. 지난 99년 수원 뉴코아갤러리를 시작으로 4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 2002년 경기문화재단 전시실에 이어 5년만에 다시 수원서 전시를 연다.
수월관음도 등 80~90여 점이 선보일 예정으로 주요 작품으로는 광명을 통해 중생들의 번뇌를 밝혀주는 ‘아미타불’을 비롯, 지옥에 들어간 중생들을 안락정토나 해탈의 세계로 인도하는 ‘지장보살’, 석가모니 부처의 뛰어난 제자를 담은 ‘나한도’ 등이다.
특히 흰옷을 즐겨 입는다고 붙여진 ‘백의대사’ 혹은 버드나무가 늘 함께 등장하는데서 유래된 ‘양류관음’ 등으로 불리는 ‘수월관세음보살도’가 눈길을 끈다. ‘수월관세음보살도’는 의상대사가 보타락가산에서 관세음 보살님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고 등의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동아시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인 고려 작품이다.
이 불화의 특징은 하단에 선재동자가 법을 구하고 암벽의 쌍죽은 봄을 상징한다. 관음보살이 걸치고 있는 반투명 사라에 ‘S’자 모양의 영기무늬는 고려불화의 트레이드마크다.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 경전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한 ‘사경변상도’와 부처가 상라수 아래 열반에 이른 장면을 담은 ‘열반도’, 중생을 계도하는 ‘아미타여래’의 활달한 모습과 ‘약사여래불’, ‘십왕도’ 등도 선보인다.
10일 오후 2시 개막식에 이어 3~6시 국제회의장에서는 ‘종교예술과 영성’을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이날 김재영 서강대 교수(종교학)가 사회를 맡고 아우쿠스틴 쏘타카라 인도 다르마람대 교수의 ‘인도 종교예술과 영성’을 비롯, ▲한국 불교와 고려불화(정우택 동국대 미술사학) ▲네팔 불교와 만다라(나왕 라마 네팔대 불교예술) ▲한 예술가의 생애에 녹아 있는 열정성의 이해(김소희 충주대 교육인류학) 등의 강연이 펼쳐진다.
혜담 스님은 “육체적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붓을 놓을 수 없었다”며 “빛 바랜 옛 고려불화를 하나 둘 재창현하며 깊어 가는 불심은 물론 소중한 문화유산을 일궈간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계태사 내 고려불화연구소를 마련, 작업과 후학들을 길러내고 있는 혜담 스님은 충청도 청량사 청허 스님 문하로 출가한 후 동양철학과 고려불화 연구 등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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