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산고’의 무림고수 장량(김수로 분)을 기억하시는지. 무림고수가 흡혈귀만이 가지는 특별한 ‘수퍼 파워’까지 갖게 된다면 어떨까.
이소룡 뺨치는 무술 실력은 기본이고 하늘을 날고 벽을 기어 오르고 맞아도 끄덕 없고 칼을 맞아도 바로 상처가 재생되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사내가 있다. 2일 첫 공개된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의 주인공 나도열이다.
향후 3편까지 제작될 예정인 ‘흡혈형사 나도열’은 말하자면 한국판 ‘배트맨’이다. 1편 격에 해당하는 이번 영화에서는 형사 나도열이 어떻게 서울이라는 도시를 지키는 밤의 수호자가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이시명 감독은 “한국형 ‘히어로 무비’를 시도하고 싶었다.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영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블록버스터라기 보다는 코미디 영화로 방향을 잡은 것은 코믹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국적인 상황에서 첫 시도가 받아들여지기 쉽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히어로 중에 흡혈귀를 소재로 한 것은 코믹 요소와 부합될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웃기는 부에 집중하지 않았다. 이번 편에서는 영화 속 각각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설정이 외국 영화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화는 아니다.
나도열 역을 맡은 김수로는 “외국 영화에서 빌어온 부분들이 있지만 김수로라는 옷을 입혀 새롭게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따라한다기 보다는 김수로식으로 소화한 게 한국적인 ‘히어로 무비’를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흡혈형사 나도열’에는 몇가지 미덕이 있다. 가장 큰 미덕은 얼굴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김수로의 코믹 연기와 예상할 수 없는 애드립이다. 영화는 마치 배트맨처럼 흡혈형사의 탄생을 조명하며 장중하게 흘러가지만 김수로의 표정, 몸짓, 말투가 액션과 대사를 풍부하게 살려낸다.
또하나의 미덕은 화장하는 보스 역을 맡아 느끼한 악역 연기를 펼친 손병호, ‘주먹이 운다’에 이어 내공 깊은 연기를 보여주는 천호진, 감칠맛 나는 사투리로 극에 재미를 더하는 이형사 역의 이상진 등 조연들의 뒷받침 탄탄하다는 점이다.
‘쉬리’ ‘주유소 습격사건’ ‘반칙왕’ ‘간 큰 가족’ 등에서 빛나는 조연으로 활약해온 김수로의 첫 주연작이자 ‘송월타월 여인’ 조여정의 스크린 데뷔작인 ‘흡혈형사 나도열’. 흥분(?)하면 천하무적의 흡혈형사로 변신하는 나도열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오는 9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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