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이쯔(25). 그녀는 활달하고 밝았다. 깡마른 작은 체구 어디에 그토록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는지,저러다 ‘픽’ 쓰러지는거 아닌가 싶을 만큼 힘이 넘쳤다. 2001년 최민식과 함께 출연했던 ‘파이란’으로 한국 팬에게도 잘 알려진 그가 첸 카이커 감독의 신작 ‘무극’ 개봉에 맞춰 18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노예 역의 장동건과 신분차이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왕비역을 맡았다.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어외에도 중간 중간 “괜찮아” “쏘데스카” “오 마이갓!”등 다양한 언어를 섞어 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요즘 영화홍보차 하도 돌아다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 나라 저 나라 말이 나온다”며 “5년전 ‘파이란’을 찍을 때는 허름한 가방을 들고 공항 입국심사대를 통과했는데 오늘은 예쁘게 차려입고 명품 가방을 들고 오니 신데렐라가 된 느낌”이라며 웃었다.
상대역인 장동건이 ‘김치’ ‘오빠’같은 한국말을 가르쳐줘서 촬영장에선 그를 ‘김치오빠’라고 불렀다고 또 까르르 웃었다. 장동건이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조용해서 제작진들 사이에 별명이 ‘태국항공 스튜어디스’였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반면 “‘파이란’때 최민식은 샤워도 안했나 싶을 정도로 지저분하긴 했지만 명랑하고 농담도 잘했다”며 “둘을 합쳐 놓으면 딱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홍콩과 한국의 영화환경에 대해,“홍콩에선 한 달에 세 편을 찍을 정도로 빨리 진행되지만,한국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찍더라.그런게 문화의 차이인 것같고,한국배우들이 연기를 잘 하는 이유인 것같다”고 평가했다. 또 “홍콩에선 파파라치들이 너무 많이 따라 다녀 사생활이 없는데 한국은 한결 차분하게 촬영할 수 있는 분위기인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파이란’이후 그의 배우 인생도 한 단계 성숙해졌다. “홍콩에선 한국에서 훌륭한 감독 배우와 함께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연기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라며 “열여덟살에 연기를 시작하며 지금까지 가져온 신념은 내가 감동하지 못하면 관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극’에서 운명의 고리속에 진정한 사랑을 못 찾는 왕비역을 맡은 그는 “나도 배우로서 늘 주변의 눈에 묶여 있으니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이지만 영화보다는 용감하게 사랑하고 생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 드라마 ‘올인’에 푹 빠져 있다는 그는 “‘엽기적인 그녀’나 ‘조폭 마누라’를 보면서 이런 역이면 나도 정말 잘할 수 있겠다,우리도 이런 비슷한 거 찍자는 말도 했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