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생활사박물관, 부산서 농어업예술전시회

‘골동 음식물’…궁금하시죠

지난해 10월 여주군 강천면에 위치한 여성생활사박물관(관장 김민정)은 코를 자극하는 한국 고유의 음식들을 모아 놓고 전시를 열었다.

오랜기간 동안 발효 숙성시켜 저장해 온 농수산물을 Antiqe작품(골동품) 또는 고예술품(古藝術品) 등이라고 개념 지으며 새로운 시도를 펼쳤던 것. 골동(骨;뼈골·董;묻을 동)이란 어원은 ‘뼈를 묻다’란 의미 그대로 뼈를 장시간 고아 만든 엉긴 음식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래서 발효 농수산물을 Antiqe 작품으로 정의했던 시도는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Agricultural Art Fair를 성공리에 마친 박물관은 이후 국내 유일의 영역(英譯) 국제미술문화계간잡지 ‘버질’(대표 이원경)과 협력해 골동품들을 보강한 뒤 미국 및 일본 등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전시한다는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음식물 전시를 통해 우리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림은 물론 세계식품시장과 농수산물시장을 사로잡을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부산 태종대 See&Sea 갤러리에서 열릴 ‘부산농어업예술전시회’가 그 시초가 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는 전시는 기존의 골동품에 부산 지역 Antiqe 작품을 더했다.

출품작들은 최소 3년에서 많게는 70년이 넘은 된장과 고추장, 간장, 식초, 참게장, 과일주, 약초술, 젓갈, 장아찌 등 40여점과 친환경농수산물들로 직접 맛을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출품 농어가와 유명 식당과 거래 알선도 놓아주며 백화점이나 호텔, 미술관 등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음력 1월1일 설날에 맞춰서는 떡국 무료시식을 비롯해 연날리기 등 명절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정월대보름에 맞춰서는 ‘더위사기 퍼포먼스’ 등 특별행사도 첨가된다.

부산농어업예술전시회가 모두 마감되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전망. 올해 안에 전국투어를 마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Agricultural Art Fair가 지니는 의미는 자뭇 크다. 친환경농수산물 이상의 고부가가치 농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뿐 아니라 농어업의 가업승계와 전통 확립, 고유의 저장·숙성·발효 기술 등의 발굴 및 육성 등을 기대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쌀시장 개방(관세화) 유예 재협상’과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 추가 개방을 다루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 속에서 우리나라 농수산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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