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의 춤 ‘화랑무’·위풍당당 ‘장검무’등 15일 경기도박물관 초청공연
낯선듯 하지만 언제나 우리 발자취와 함께 걸어온 ‘몸짓’이 휴일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안성향당무(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4호·예능보유자 이석동)는 조상들의 혼과 넋 그리고 기백 등이 담겨 있는 춤으로 15일 오후 2시 경기도박물관 강당에서 만날 수 있다.
향당무는 군무이면서 임금의 만수무강을 축원해주는 의미로 남녀가 같이 추었다. 경축연에는 경사스러운 의미를 축원하는 뜻으로 유색옷, 추모의식에는 무색옷 등을 입고 춤을 춘다. 2~16명으로 구성돼 청룡대고와 사방에 소평고를 설치해 놓는 무고형식이 주를 이룬다.
안성향당무의 시작은 향당에서 비롯된다. 내현홀(안성의 옛 이름) 시절 주민들이 대동단결해 고을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농제(農祭)를 지내던 곳이 바로 향당(鄕黨).
일제강점기에는 향당(香堂)으로 고쳐 쓰게 됐다. 향당에선 제사 후 악(樂)·가(歌)·무(舞) 등의 축제를 벌이는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종교나 학문, 예술, 군사 등에 대한 지식을 보급하고 연구하는 한편, 공동체의식으로 제사와 더불어 전란시 강력한 조직력으로 지역 방위에도 힘써왔다. 근대에 접어들어선 악가무 교습소의 성격이 짙어지며 토박이와 외지인으로 구성된 독특한 가무집단의 형태를 지니기도 했다.
안성향당무에서 가장 큰 중심축을 이루는 건 이석동옹(86)의 ‘화랑무’. ‘화랑무’야 말로 안성지역을 중심으로 내려오는 전통무라고 할 수 있다.
안성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두 중심에 위치해 있다. 삼국시대부터 전란의 요충지로 알려져 있으며 무려 900여회 이상 전란이 벌어져 왔다. 화랑무는 이러한 전란 후 희생된 군사의 넋을 기리거나 승전의 의미로 추는 춤이다.
본래 의상은 검은 두관을 쓰고 황색 바탕에 적색 무늬 도포를 입으나 패전했을 때는 백색 도포를 갖춰 입는다. 소품은 여덟자 길이의 흰색(패전의 의미) 천과 일곱자 길이의 적색(승전의 의미) 천을 반주에 맞춰 율동과 함께 조화롭게 움직인다. 이때 악공은 경쾌하고 장엄하게 연주한다.
도박물관 초청공연에서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며 위풍당당한 멋의 ‘장검무’, 한량 및 기생들이 어우러졌던 ‘화조무’, 벼슬을 잃은 선비의 마음을 담은 ‘학춤’ 등이 프로그램으로 준비돼 있다. 문의(031)288-5369·671-0247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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