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시민의 548일 북한 체류기 ‘만화의 울림’ 전시로 만나자

오영진의 ‘남쪽손님’ 부천 만화박물관서 23일부터 관객 만남

남북화해의 상징이었던 경수로 건설이 10여년만에 완전 종료됐다. 경수로는 북한과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지난 95년 경수로공급협정을 체결하고 10여년 동안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건설중이었다.

지난 2000~2001년 한국전력공사 직원으로 북한 경수로 건설현장에 상주했던 만화가 오영진씨(37)가 548일 동안의 북한체류기를 만화로 펴냈다.

북한의 핵개발로 국제정세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지만, 오씨의 북한생활상을 담은 만화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따뜻한 휴먼 코미디 형식으로 엮었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은 오씨의 만화 ‘보통시민 오씨의 548일 북한체류기-남쪽손님’을 ‘이달의 만화’로 선정, 오는 23일부터 3월22일까지 전시한다.

만화의 장점은 가볍게 읽기다. 그러나 그 울림은 크다. 어려운 건 쉽게, 복잡한 건 간단하게. 오씨는 문화 및 언어 차이로 인해 겪는 다소 황당하고 우스운 에피소드는 물론 이념적 차이로 인한 오해와 제도로 갈라졌던 남북한의 현실까지 진솔하게 다뤘다.

이 책은 선악을 다루기보다는 저자와 북한 주민과의 다르고도 같은 부분을 통해 북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되짚었다.

한편 오씨는 그동안 물질문명과 사회모순 등을 비판해왔으며 독립만화잡지 ‘히스테리’와 ‘코믹스’ 등에 작품을 꾸준히 연재해 왔다. 93년 제1회 신한새싹만화대상 동상과 99년 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 특별상 등을 수상했고 94년 만화실험 ‘봄’에 참여했으며 95년 제1회 서울국제 만화페스티벌에 초청됐다. 현재 오마이뉴스에 ‘新북한기행’을 연재중이다. 대표작에는 ‘테러리스트’가 있다.

다음달중에는 북한체류 경험자인 작가와 함께 북한과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된다. 한국만화박물관(comicsmuseum.org)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무다. 문의(032)320-3745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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