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의 놓치다’의 설경구가 “멜로 연기를 몸으로 다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송윤아와 함께 출연하는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극중 20대 조정부 대학생부터 30대 고교 조정부 코치의 모습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열연을 펼쳤다.
그러나 ‘실미도’ ‘공공의 적’ ‘역도산’ 등을 통해 웬만한 액션연기는 몸에 단련된 그이지만, 이번 영화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극 초반 설경구(우재)는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 후 그 충격에 만취해 다음 날 조정부의 중요한 경기를 펑크내고 만다. 이같은 일에 화가 난 조정부 선배는 급기야 마대자루로 설경구의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미리 때릴 부위에 보호대를 착용하기는 했지만 몸에 닿는 순간 어이없게도 마대자루는 보호대를 빗겨서 설경구의 몸에 닿고 말았다.
설경구는 고통을 꾹 참은 채 촬영을 계속하려 했지만 몸에 닿은 충격에 마대자루가 힘없이 부러져 결국 재촬영을 해야 했다. 그렇게 부러뜨린 마대자루만 무려 10개나 되었다는 후문이다.
‘공포의 마대자루 사건’이후 설경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혈기 왕성한 20대 배우와의 혈투신. 송윤아(연수)의 시골집을 찾은 설경구는 송윤아가 이기우(상식)과 함께 있는 모습을 오해해 주먹을 날리고 혈투(?)에 가까운 격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역도산’에서 웬만한 싸움기술을 습득한 그이지만 10cm 이상 신장 차이가 나는 20대 청년을 감당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더구나 무술감독의 지휘 없이 두 배우의 감만으로 진행되어야 했던 촬영이어서 더욱 힘들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밤샘 촬영까지 이어진 두 배우의 결투 장면은 날이 밝아서야 끝이 났다.
정통 멜로 영화를 표방하는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출연 전 달콤한 러브신을 상상하며 촬영에 임했지만 허구헌날 ‘조정 연습’에 ‘맞고 싸우는 연기’만 하다 보니 “멜로 연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며 우스개 소리를 던진 것이다.
2002년 ‘광복절 특사’ 이후 설경구와 송윤아가 다시 호흡을 맞춘 ‘사랑을 놓치다’는 ‘마파도’의 추창민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내년 1월 19일 개봉해 ‘야수’, ‘홀리데이’, ‘투사부일체’ 등과 스크린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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