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내 한인이주 100주년 기념 2005 다이나믹 코리아 투어 첫 공연

태평양을 건너온… “브라보 코리아”

‘38시간의 장도 끝에 아메리카 적도에서 일궈낸 한국 문화의 기립박수’ 경기도립무용단이 주 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대사 조규형)의 초청을 받아 마련한 멕시코 내 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 ‘2005 다이나믹 코리아 투어’ 첫 공연을 압축한 표현이다.

특히 도립무용단은 사상 유래없이 긴 비행시간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 프로 다운 면모를 과시했으며 현지인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 줬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11시(현지시각 8일 오후 8시) 멕시코 오아하까주 오아하까시 마쎄도니오 알깔라 극장을 찾은 무용단은 ‘태평무’를 비롯해 ‘부채춤’, ‘강강술래’, ‘탈춤’ ‘살풀이’ 등 10여개의 고유 레퍼토리를 펼쳤다.

200페소(한화 약 2만원)란, 국가 경제력에 비해 분명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객석을 메운 멕시코인 600여명은 시종일관 공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한국 전통의상에서 나오는 자태와 멋스런 몸짓에 ‘브라보’ 등 감탄사를 연발했으며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피날레. 사물과 모든 단원들이 꾸민 ‘농악무’에서 상고돌리기를 비롯, 공중틀기 등 현란한 개인기가 나오자 끊임없는 박수 릴레이가 이어졌으며 결국 1층부터 4층까지 모든 객석이 환호의 무대로 변해 버렸다.

알리사아 또레스씨(여)는 “일전에 한국에 간 적이 있어 (한국의) 전통공연을 본적이 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남녀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음악과 조화돼 우아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규형 대사는 “오아하까를 필두로 멕시코 문화의 본산지라 할 수 있는 동남부지역에서 한국 문화 우수성을 알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이는 곧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은 (이민)후손들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용단이 이같은 결과를 얻기 까지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무용단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멕시코 시티에 도착, 오아하까 공연까지 3일여동안의 준비기간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에서 에어캐나다의 여객기(AC 064편)는 이륙을 지연했고 결국, 캐나다 뱅쿠버에서 갈아 타기로 돼 있던 멕시카나의 여객기를 놓쳐 버렸다.

이때부터 무용단의 행보는 바빠지게 됐다. 원인을 제공한 에어캐나다로부터 받은 통보는 가까운 시간에 여분의 여객기 및 좌석 등이 없어 다른 경로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비자가 있는 7명은 LA를 통해 멕시코 시티, 나머지 20여명은 뱅쿠버에서 토론토, 토론토에서 멕시코 칸쿤, 칸쿤에서 다시 멕시코 시티 등으로 이동하는 방법이었다. 뱅쿠버~토론토~칸쿤~멕시코시티 등의 경로를 밟은 무용단원들은 인천부터 환승대기시간을 포함, 무려 38시간을 비행기와 공항 등지에서 보내야만 했다.

에어캐나다 여객기 이륙 지연이 직접적인 문제였으나 좀 더 세심한 계획이 필요했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인솔 관계자의 자세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한편 도립무용단은 멕시코 동남부지역을 돌며 앞으로 여섯차례 공연을 더 펼칠 예정이다.

/멕시코 오아하까시=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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