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국악 슬기둥 창단 20주년 송년콘서트

거문고 타는 신명난 캐럴

퓨전국악의 맏형격인 슬기둥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올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콘서트를 연다.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주최로 오는 20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선 그동안 사랑받아 온 슬기둥의 다양한 레퍼토리와 함께 새로운 신곡들이 발표된다.

진양에서 휘모리까지 이어지는 순차적인 장단의 변화가 특징인 전통적 산조형식을 재즈 색소폰(이정석)과 함께 연주하는 ‘산조환타지’와 판소리 춘향가를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신곡 ‘어사출두’ 등은 크로스오버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판놀음’과 ‘신푸리’는 우리 민족의 한과 흥 등을 신명으로 풀어 내는 슬기둥만의 독특한 엑스타시를 맛볼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악캐럴음반을 발매한 슬기둥이 연주하는 캐럴은 국악기 특유의 음색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이 묻어나 새로움과 흥미를 더해준다.

이번 공연은 일반인들이 국악에 대해 갖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그러면서도 새로움을 선사하는 무대다.

전 경기도립국악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이준호씨가 이끄는 슬기둥은 전통음악의 현대화작업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를 주도해 온 대표적인 중견 실내악 단체.

지난 85년 국악계 신세대 연주자 8명이 국악의 대중화를 목표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뛰어난 연주력과 개성있는 음악적 감각으로 국악의 멋을 알리고 있으며 독창적인 레퍼토리 개발로 독특하고 새로운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다.

창단 당시 작곡가 김영동씨와 함께 국악가요의 장르를 개척한 이후, 국악과 양악의 접목을 통해 실험적인 음악들을 과감히 시도해 국악 대중화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동안 400여회 공연과 8장의 음반발매를 통해 발표된 술기둥 음악은 그 자체가 대중국악, 혹은 생활국악의 역사라고 할 수 있으며 사물놀이와 더불어 국악의 대중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연말을 맞아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잦은 요즘,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이번 슬기둥의 공연을 통해 대중국악의 현주소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문의(02)599-6268

/이명관기자 mklee@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