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새 소재 자유로운 욕망의 세계 표출 20~26일 수원미술전시관 … 평택선 내달
서양화가 김중(49·수원시 팔달구·사진)의 작품은 자유분방하다. 직설적인 그의 성격만큼이나 작품의 소재와 표현기법도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솔직하고 담백한 화풍에 쉽게 정이 든다.
전업작가로 창작에 매진하던 김중은 지난해 8월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몸이 회복된 후 보여준 그의 작품은 이전과 확 달라져 있었다.
우선 작품 소재의 다변화다. 추상화를 추구했던 기존의 표현기법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여성 누드와 새, 풍경 등이 다양하게 담겼다.
“이전에는 누드를 그리지 않았는데, 아프고 나니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작가의 간절함은 고스란히 작품으로 탄생했다. 남해 스케치 여행에서 마주한 물건리의 방풍림이 담기고, 월출산의 넉넉한 당산나무도 그만의 색채와 형태로 담겼다.
특히 병상에서부터 꿈꾸던 ‘상상의 새’ 그림은 그의 작품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아마 아프지 않았으면 새는 그리지 않았겠죠. 자유롭게 날고 싶은 욕망(열정)이 새를 통해 나타났다고 생각해요”
작품 ‘새와 또다른 것들’은 퇴원 후 그의 심경을 잘 나타낸 것으로 하늘을 향해 머리를 치켜세운 모습이 그림에 대한 작가의 열망을 나타내는 듯하다.
여기다 우리 사회의 모습도 담아냈다. 9·11 테러와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이끌려 치고받는 현장도 표현했다.
작가라면 그때그때의 상황과 느낌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김중의 결과물이다.
“기쁠때는 밝은 색이 주조를 이루고, 그렇지 않을 때는 어두운 것이 지배한다”는 김중은 하나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가 누드 작품에 기쁨을 뜻하는 ‘노란색’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이다. 왜 누드를 많이 그렸냐는 질문에 “즐겁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답이 되돌아 왔다.
작가는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는 평범한 진리다. 그렇다고 하나에 정착하지 않는 것이 김중의 줏대다.
“이번엔 누드를 그렸지만, 다음 작업에는 다른 것을 찾아 작업을 할 것입니다.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작가의 생명은 짧다고 생각해요”
김중은 지난 1999년 개인전 이후 여덟번째 전시를 기획했다. 20일부터 26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 126평이 그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진다. 60~80여점의 작품을 통해 변화된 그의 작품세계가 한자리에 모인다.
이어 평택 코스페이스아트에서 내달 1일부터 31일까지 2차 전시가 열린다. 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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