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2005 국악축전 ‘그녀들과 앞서가다’

뮤지컬·애니·탱고 어울림 ‘國樂의 대중화’

여성과 국악의 만남, 국악과 대중과의 만남을 추구한 공연이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2005 국악축전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황병기)가 주관하는 ‘2005 국악축전’의 오산 공연에서 국악의 또다른 가능성을 엿보았다.

13일 오후 7시30분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음악평론가 이소영씨가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그녀들과 앞서가다’를 공연했다.

무료 공연이기도 했지만 30, 40대를 주축으로 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이들을 맞은 첫 무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예능보유자 조순자씨의 소리로 조선시대 명기 황진이의 시를 읊었다. 유장한 멋을 부리며 길게 풀어낸 소리에 이어 ‘맨발의 디바’ 이은미씨가 출연, 대금에 맞춰 ‘희망가’를 선사했다.

가수 한영애씨의 카리스마는 무대와 관객을 하나로 묶었다. 그는 국악축전 공식음악 ‘섬진강’과 히트곡 ‘조율’을 들려줬다.

국악과 대중가수와의 조화는 물론 국악 창작곡과 다채로운 기법을 접목시킨 무대도 선보였다.

여성 국악 실내악단 ‘다스름’과 자유로운 즉흥연주 속에 전통과 현대를 조율하는 솔리스트앙상블 ‘상상’, 개량가야금과 산조가야금의 새로운 실험에 앞장선 가야금4중주단 ‘사계’의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남성만큼이나 힘과 패기가 넘치는 여성 전통타악그룹 ‘동천’과 판소리와 뮤지컬을 접목시킨 타루의 ‘구지이야기’도 선보였다.

특히 서해안 풍어제 및 대동굿 이수자인 이해경 만신이 풀어낸 ‘칠성굿’을 통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그는 무병장수의 의미를 담은 ‘명줄’과 함께 떡과 과일을 준비해 공연 후 관객들에게 나눠주며 넉넉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공연 중간에 상영한 국악 애니메이션 ‘좁은 보폭으로 걷다’와 ‘비익조’, 3쌍둥이로 구성된 ‘IS’의 공연때 등장한 탱고춤 등은 국악이 여러 장르와 호흡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대안을 제시한 사례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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