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 김순기씨

“전통 창호의 멋 느껴보세요”

“처음엔 문짝 몇 개만 전시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규모가 커졌어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 김순기씨(65·수원시 장안구 북수동)가 작업장 옆에 20여평 규모의 창호전시장을 개관했다.

“넓은 평수는 아니지만 전통 창호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주 찾았으면 좋겠어요”

식당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1년 동안 개조해 그가 만든 창호를 전시한 것.

아담한 공간에 장인의 꼼꼼한 흔적이 곳곳에 가득하다. 우선 원목으로 꾸민 바닥과 현대적 조형미를 가미한 천장의 기하학적인 문양이 눈길을 끈다. 또 김씨의 전공인 20여개의 다양한 창호가 진열돼 있다.

섬세한 꽃살문양을 비롯 일반 가정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완자문양, 단순하면서 세련된 세살문양의 문짝들을 선보였다.

좁은 공간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서너개의 문틀을 만들어 다양한 문짝을 걸었으며, 백열전등을 창호 뒷면에 배치해 은은한 한지의 여운도 느낄 수 있도록 설치했다.

이 공간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출입문인 강화 유리도 전통의 옷을 입었다. 강화 유리에 새살문양이 담긴 문짝을 덧씌었고, 천장의 형광등에도 갓을 입혀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

“삶의 모습까지 과거로 돌릴 수는 없잖아요. 옛 전통을 가지고 현대적인 색깔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이 공간에는 원목을 재료로 만든 공예품도 선보였다. 강원도의 한 공예가가 제작한 것으로 너구리 등 동물 문양을 한 단지를 감상할 수 있으며, 김씨의 딸인 김미옥씨의 노리개와 조각보도 함께 전시했다.

김씨는 이곳 북수동이 문화의 거리가 되기를 희망한다. 화성열차가 지나가고 인근에 무형문화재전수회관과 미술전시장인 대안공간 눈이 위치해 있기 때문.

“조만간에 수원시에서 안내책자와 간판을 제작해 줄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곳이 화성과 함께 유익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255-6907./이형복기자 bo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