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공한증 심어주마”

‘이번 만은 만리장성을 넘는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오는 8월 1일 오후 5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을 상대로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한국여자팀은 남자팀과는 정반대로 그동안 공중증(恐中症)에 시달리고 있어 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지긋지긋한 이 만성병을 완치한다는 각오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지난 1990년 아시안게임 이래 중국에만 15전 전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어 홈에서 열리는 이번 일전만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것.

선봉장은 청소년(U-19) 대표 출신의 박은선(서울시청)과 차연희(여주대)가 나선다.

박은선과 차연희는 지난해 청소년 대표 시절 언니들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중국을 두 번이나 격침시킨 적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자심감으로 충만하다.

특히 중국과의 결승에서 해트트릭 ‘원맨쇼’로 상대에 충격적인 일격을 가해 ‘중국킬러’로 자리매김한 박은선은 성인 무대에서도 이 실력을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전통의 강호 중국을 꺾기 위해 안종관 감독이 내놓은 비책은 ‘견고한 수비를 중심으로 한 빠른 역습’ 작전.

3-4-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중국은 좌우 윙백의 공격 가담도가 높아 이들의 뒷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일단 홍경숙(서울시청)-유영실(INI스틸)-이진화(영진전문대)로 이어지는 스리백으로 물셀틈없는 수비를 펼친 후 좌우 윙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송주희(INI스틸)와 박희영(영진전문대)의 빠른 발을 이용하겠다는 것.

여기에 대표팀에서 부동의 공격수였던 이지은(INI스틸)이 포워드 자리를 후배에게 양보, 플레이메이커로 나서며 대표팀의 전체 공격을 조율하게 돼 안정감은 더하다.

비록 중국이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예전만큼 두려운 상대는 아니지만 여전히 강팀인 것은 사실이어서 안종관 대표팀 감독도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안 감독은 “개인적으로 투쟁심이 높은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일본은 비록 우리보다 실력이 나은 편이지만 한 번 해볼 만한 상대”라고 밝혔다.

그는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선수들이 중국을 한 번 잡아보자는 분위기가 대단하다”며 “나이 어린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정신력을 강화하는데 집중력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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