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수묵담채로 펼쳐진 설악산과 월출산의 웅장한 산세가 시야를 압도한다. 또 속리한 계곡의 거대한 바윗돌과 시원한 물살이 조화를 이룬다.
오는 21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열리는 월포 양동언의 제3회 개인전에는 자연의 멋스러움이 담겨 있다.
시골풍경 작품은 정감이 넘친다. 넉넉한 산등성이 아래 자리한 농가들이 정답게 이웃하며, 훈훈한 정을 나누는 듯하다. 작품 ‘산거(山居)’에 등장한 단 한 채의 농가는 세파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과 벗하는 여유가 느껴진다.
12곡 병풍의 ‘월출산도’의 장쾌한 멋이나 8곡 병풍인 ‘설악산도’의 준엄한 산세는 또다른 감동을 준다. 웅장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것이 월포 작품의 특징이다.
이번 전시작품 중 유화작품도 눈길을 끈다. “한국화나 서양화란 장르 구분이 모호해진 요즘 굳이 장르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월포.
붉게 물든 가을산을 담은 ‘추경’과 강가의 정경을 담은 ‘강촌’은 천에 아크릴로 그린 작품이다. 서양 재료를 사용했지만 공간 여백이나 번짐의 효과는 한국화의 특징을 담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한옥집의 안방내부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10여명이 족히 앉을 수 있는 넓은 평상에 전통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다도구 등을 비치했으며, 병풍과 고가구, 한지를 두른 전통 등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월포는 “서양문화의 대표격이 커피라면 동양문화는 차문화”라며 “작품감상과 함께 편안히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화성시 송산면 고포리 한 폐교에서 5년째 어도 한국화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월포는 성묵회, 전업작가회, 실사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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