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感/고대사 공백메울 ‘역사’ 전시회

국토지공사(사장 김재현)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국보급 문화재 ‘고구려 동천왕 십일년 명 벽비(壁碑)’ 등 30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은 오는 10월 29일까지 장장 7개월 동안 분당 토지박물관에서 ‘생명의 땅, 역사의 땅-개발과 문화유산의 보존’을 주제로 열린다.

전시유물은 30여년간 사업지구에서 출토한 유물과 개인소장 유물이며, 지난해 북한과 공동으로 실시한 개성공단 발굴품 100여 점도 포함돼 있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광개토대왕비보다 빠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명문자료들. 특히 너비 30㎝의 네모난 점토판의 ‘고구려 동천왕 십일년 명 벽비(壁碑)’는 290여 자의 글자를 새긴 후 구리가루에 홈을 채워 불에 구웠으며, 1930년대 출토돼 개인 소장한 유물이다.

토지박물관측은 중원고구려비보다 내용이 풍부하고 많은 글자를 읽을 수 있어 3세기 고구려사를 보완하는데 역사적 자료로 판단, 고고학·한학 등 각 분야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결과 진품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여기다 좁은 소매가 달린 점무늬옷을 입고 다소곳이 두 손에 공양물을 들고 있는 인물상 ‘도용(陶俑)’과 비천도, 연화문, 주작도를 음각하고 청룡과 백호를 부조형태로 양각한 ‘도침(陶枕)’ 그리고 진흙을 빚어 구운 동물문양의 인장(도장)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 공민왕릉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하는 순금잔과 고려시대 범종, 금동 경갑(經匣), 청동 9층탑 등은 고려시대 금속공예기술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특별전은 4개의 소주제로 구성돼 있다. 먼저 첫번째 주제는 땅의 생명성과 국토개발의 역사를 담은 ‘생명의 땅이 역사의 땅으로’.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개발의 역사와 개발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온 과정을 선보인다.

두번째 주제는 ‘땅에서 찾아낸 역사’. 토지공사 사업지구에서 발굴된 주요 유물을 담았다. 남양주 호평 평내지구의 구석기유물과 수입자기가 부장된 대전 가오지구 등의 유물이 인상적이다.

세번째 주제는 ‘하나되는 국토’로 지난해 개성공단 발굴조사 유물을 중심으로 북한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100여 점을 선보인다.

마지막 주제는 ‘개발의 새로운 비전’. 그 동안 문화유산이 개발사업의 장애물로 인식되었다면 이제는 역사문화가 중요한 개발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심광주 토지박물관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 유물은 우리 고대사의 공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며 “충분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올 가을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738-7211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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